대구시가 국립근대미술관과 국립뮤지컬콤플렉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옛 경북도청 자리. 현재 대구시청 산격청사로 쓰이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국립근대미술관과 국립뮤지컬콤플렉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옛 경북도청 자리. 현재 대구시청 산격청사로 쓰이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 북구 산격동 옛 경북도청 자리에 국립뮤지컬콤플렉스와 국립 근대미술관 등 문화예술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는 대구시의 계획이 10여년째 표류하고 있다. 대구의 강점이던 공연예술산업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는 사이 부산 등보다 경쟁력이 뒤처졌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대구시에 따르면 국립문화시설 유치 계획은 2016년 경북도청이 안동으로 이전하면서 후적지 개발사업으로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문화행정경제 복합공간 조성사업으로 시작해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공약 사항으로 이어졌지만 아직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국립근대미술관은 지난해 설립 근거 부족으로, 국립뮤지컬콤플렉스는 지난해 8월 예타 대상에서 탈락한 후 아직까지 진전이 없다”고 설명했다.

◇ 유네스코 음악도시 위상 추락

국립 거점시설 확보에 실패하면서 공연예술도시를 표방해온 대구는 위기에 봉착했다. 예술 분야 일자리와 도시 활력을 기대해온 청년 예술가의 실망감도 크다. 대구 공연계 관계자는 “유네스코 음악도시로서 순수·생활예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민선 7기와 달리 민선 8·9기 대구시의 예술 분야 지원이 줄고 티켓 판매액도 부산에 밀려 위기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구 '문화예술 클러스터' 10년째 제자리
대구시가 문체부 등 정부의 속시원한 지원을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문체부는 옛 도청 부지 10만4000㎡를 매입하고 이곳에 국립 근대미술관, 국립뮤지컬콤플렉스 등 거점 문화시설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23년 대구시가 문화예술 허브 예정지를 달성군 옛 화원 교도소 자리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정부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문화계 관계자는 “문체부가 땅까지 매입해 지어주겠다고 한 정책을 뒤집고 시 외곽에 국립문화시설을 짓겠다는 대구시의 오락가락 행정이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 뮤지컬 20년 투자하고도 결실 못 맺어

대구시는 올해 대구 국제뮤지컬 페스티벌 20주년을 맞아 국립뮤지컬콤플렉스 조성 분위기를 띄우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전략과 노력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축제를 맡아온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역량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매년 20억~3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지만 국립 시설이 맡아야 할 창작뮤지컬 지원사업까지 떠맡다 보니 축제 자체의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뮤지컬축제의 유료관객 수입은 2억~3억원대로 축제 총 예산의 10%대에 머문다.

대구의 문화예술정책 전문가는 “대표적인 근대 미술도시이자 20년간 창작뮤지컬산업을 육성해온 대구의 차별화된 노력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과 대구시가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