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오른쪽)와 김동연 전 경기지사. 사진=뉴스1
추미애 경기지사(오른쪽)와 김동연 전 경기지사. 사진=뉴스1
경기도가 재정난의 원인을 둘러싼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의 공개 반박에 반박했다. 민생이 어려울 때 확장재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민선 8기 도정이 세출 구조조정 등 충분한 자구노력 없이 지방채와 채무성 재원에 의존한 것은 ‘책임 있는 확장재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도의 입장이다.

경기도는 김 전 지사가 페이스북에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고 밝힌 데 대해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확장재정은 필요하다"면서도 "자구노력 없는 확장재정은 책임성 있는 도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15일 밝혔다.

도는 특히 "민선 8기 도정에서 재정 자구노력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재정 확대 자체가 아니라 지방채 발행에 앞서 지출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 등 자체적인 재정건전화 노력이 충분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가 이날 직접 반박에 나서면서 경기도 재정난을 둘러싼 전·현직 지사 간 공방은 한층 격화됐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장재정으로 책임을 다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에서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도는 현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도 재정이 지방채 등에 계속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반박 근거로 제시했다. 도는 "2026년 이재명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진행됐지만 경기도는 올해도 약 1조2500억원의 지방채 및 채무성 재원을 끌어다 쓰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본예산에 일부 민생사업 예산을 9개월분만 반영한 것을 놓고도 양측의 주장이 맞섰다. 앞서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경기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민선 8기가 올해 필요한 사업비 가운데 석 달치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채 도정을 넘겼다는 취지로 비판했고, 김 전 지사 측은 당시 세입 여건에 맞춰 예산을 편성하고 이후 세입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는 이에 대해 민선 8기 당시 이미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감액·조정’할 것을 언급했듯 감액 추경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면서도 "이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룬 것은 책임 있는 도정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한 세입 확충 노력도 도마에 올랐다. 경기도는 민선 8기 당시 지방세제 개편과 새로운 세원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실행이 부족했다며 "지방세제 개편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이 필요한 절박한 시간을 놓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안을 검토했다’는 발언만으로는 현재의 위중한 재정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책임 있는 노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가 경기도의 채무비율을 근거로 ‘재정위기는 아니다’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양측의 시각차는 뚜렷했다. 김 전 지사는 "2025년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2.86%로 전국 시·도 평균 15.52%, 서울시 21.62%보다 낮고 정부의 채무비율 주의 기준인 25%에도 못 미친다"며 "세입 확충과 지출 조정, 체계적인 상환 관리를 병행하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추 지사는 지난달 5일 경기도의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한 데 이어 정기 인사를 내년 1월로 연기하고 1300개 사업의 예산 감액에 착수했다. 지난 2일 도정질문에서는 "민선 8기에서 기금뿐 아니라 지방채를 1년 반 만에 다섯 차례에 걸쳐 1조9000억원 발행했다"며 전임 도정의 재정운용을 직접 겨냥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확장재정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재정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지출 구조조정과 세입 기반 확충 등 책임 있는 자구노력을 했는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수원=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