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핵심 원유 수송로로 이용해온 '동서 송유관'이 공격받아 가동이 중단되자 기존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출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서 송유관 가동 중단을 발표한 사우디 외교부 성명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달 1~10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선적량을 지난 8월보다 늘렸다. 기존에 사우디는 미국·이란 간 전쟁으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자 이를 우회하기 위해 '동서 송유관'을 활용해왔다. 동서 송유관은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어려워진 뒤 사우디 원유를 세계시장에 내보내는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해왔다. 이 송유관도 지난 11일 최소 두 곳이 이라크에서 발사된 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사우디로서는 당분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 확대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우디의 전체 원유 수출은 이달 초 기준 하루 400만 배럴 수준인데, 이중 약 100만 배럴만 호르무즈를 통해 나갔다. 나머지 대부분은 동서 송유관의 종착지인 홍해 연안의 얀부항을 거쳤다.
하지만 유조선 부족이 사우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점이 변수다. 호르무즈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려면 유조선을 확보해야 하지만 공급 부족으로 배 운임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페르시아만의 사우디 항구에서 중국까지 원유를 운송하는 용선료는 하루 약 100만달러에 근접했다.
네덜란드 라보뱅크의 플로렌스 슈미트 선임 에너지 전략가는 “홍해로 향하던 물량 가운데 얼마나 되돌릴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며 “앞으로 며칠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물량 흐름은 끊겼다 이어지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후티 반군은 공격은 계속 거세지고 있다. 후티는 전날인 14일 사우디 남부 일대 주요 도시들에 대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11일에는 이미 홍해 봉쇄를 선언한 후티가 남부 항구도시 모카, 페림섬 등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의 각종 요충지를 장악하며 사우디 동맹군을 격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