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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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개정되기 전 기업의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포인트 제도를 운영할 경우 고객이 다른 계열사에서 적립해 사용한 포인트 사용액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롯데역사가 영등포·북대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가가치세 경정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롯데역사는 서울 영등포역과 동대구역의 민자역사·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역사는 2017년 고객들이 롯데그룹의 다른 계열사에서 적립해 자사에서 사용한 '엘포인트' 사용액 약 4억8095만원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해 신고했다.

롯데역사는 엘포인트 사용액이 구 부가가치세법에 규정된 에누리액이므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고 영등포·북대구세무서에 각각 1825만원, 2421만원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했다. 그러나 이들 세무서는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에 따라 엘포인트 사용액은 공급가액이므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된다며 롯데역사의 청구를 거부했다. 이에 불복한 롯데역사가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선 롯데역사가 패소했다. 재판부는 "입법자는 제3자 적립 마일리지 등이 공급가액의 요건을 충족했다고 봄으로써 이를 공급가액에 포함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엘포인트가 제3자 적립 마일리지에 해당한다고 봤다. 고객이 다른 계열사에서 구매한 대가로 마일리지를 적립 받고 그 마일리지를 롯데역사에서 사용하면, 롯데역사는 해당 마일리지 사용액을 다른 사업자로부터 보전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2심은 롯데역사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적립 받은 마일리지를 사용하는 것은 공급가액이 직접 공제·차감되는 본래의 성질이 변경됐다고 볼 수 없다"며 "엘포인트는 '에누리액'이므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엘포인트는 공급조건에 따라 통상의 대가에서 일정액을 깎아주는 금액이라는 점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 근거가 됐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해 롯데역사의 승소가 확정됐다. 재판부는 "제3자 적립 마일리지를 공급가액에 포함하는 것은 법률의 위임 범위를 넘어 공급가액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각 세무서장이 내린 이 같은 처분은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돼 무효라고 판단했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