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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경의 동남아를 걷다] 아세안 바닷길 개척하는 K조선
조선업 키우는 印尼·베트남
인도네시아는 1만7000여 개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 군도 국가이자 대표적인 조선 시장이다. 선박은 단순 운송수단을 넘어 어업·광업·관광·국방을 떠받치는 기간산업으로 선주사 1만2700여 개, 조선소 340여 곳과 수많은 부품 기업이 생태계를 구성한다. 등록 선박 척수는 세계 최다지만 대부분 소형선이어서 톤수 기준으로는 10위권 밖에 머문다. 조선소의 70% 이상도 중소형에 그친다.선진국으로 가겠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청사진인 ‘골든 인도네시아 2045’ 비전에서도 조선업은 핵심 축으로 꼽힌다. GDP 기여율이 1%대에 불과한 조선업을 10%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다. 현지 조선소협회 관계자는 이를 위한 한국과의 공동 연구 과제로 탄소 배출을 줄인 ‘그린 조선소’ 건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친환경·고부가 전환이 여는 기회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넷제로’를 향해 2030년 20%, 2040년 70% 탄소배출 감축이라는 중간 목표를 내놨다. 탄소 배출 한도를 넘는 선박은 운항 제한이나 비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IMO 기준에 맞추기 위해 선박 평형수 처리와 황산화물 배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고, 팜유 1위 생산국이라는 이점을 살려 바이오디젤 혼합유를 대다수 선박에서 사용한다.우선 눈여겨볼 대목은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인도네시아는 대형·첨단 선박 건조 역량이 부족해 예인선·바지선 등 수준에 머물러 있다. 베트남 또한 중소형 벌크선과 일반 화물선 위주에서 LNG·전기·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특수선과 수리·개조 시장으로 축을 옮기고 있다. 기자재 수요도 눈에 띈다. 인도네시아는 엔진 부품 등 주요 기자재 국산화율이 낮고, 필터 교체 주기가 짧은 바이오디젤 특성상 유지관리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친환경 전환과 스마트 제조 흐름도 고무적이다. 여기에 호위함·잠수함 등 방산과 기술인력 양성 분야에서도 협력할 여지가 많다. KOTRA는 지난해 말 ‘한-베트남 오프쇼어 테크 커넥트’에 이어 올여름 인도네시아에서 ‘한-아세안 마리타임 위크’를 6회째 열며 진출 기반을 넓혀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두 축으로 삼아, K조선이 아세안 바닷길을 열어갈 때다.
구본경 KOTRA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