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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만든 불륜사진을 증거로…법정 덮친 '딥페이크'
영상·카톡 등 조작 쉬워지자
소송서 허위 자료 제출 늘어
불리한 증거엔 "가짜" 주장
영상·카톡 등 조작 쉬워지자
소송서 허위 자료 제출 늘어
불리한 증거엔 "가짜" 주장
생성형 AI를 이용해 만든 사진이나 대화 화면 등을 법정에 증거로 가져오는 소송 당사자가 늘고 있다. AI가 발달하면서 재판에서 증거 조작 문제가 갈수록 불거지는 모습이다.
◇카톡 조작에서 사진·영상까지
3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가사 소송을 중심으로 AI를 이용한 증거 조작 사례가 늘고 있다. 상간·이혼 소송에서 사진이나 대화 내용을 캡처한 자료 등이 책임을 가르는 핵심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 법무법인 트러스트 대표변호사는 “민사 소송에서 특정 증거만 있다면 승소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당사자가 AI로 증거를 조작해 가져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처음에는 카카오톡 대화를 조작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들어 사진과 영상 등으로 조작 대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한 로펌 관계자는 “증거의 진정성이 확인돼야 증거로 쓸 수 있는 경우가 많은 형사소송과 달리 민사소송은 일단 증거로 제출하면 진정성과 신빙성을 따져 증명력을 판단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며 “AI로 만든 증거와 관련한 논란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AI를 활용한 위조 자료가 형사 절차에 영향을 준 사례가 있다. 올해 초 한 20대 남성은 법원에 AI로 위조한 잔고증명서를 제출해 한 차례 구속을 피했다. 투자금 명목 등으로 약 3억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구속 전 심문에서 변제 능력을 갖춘 것처럼 계좌에 9억원이 있는 것으로 꾸민 잔고증명서를 냈다. 재판부는 이를 믿고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이후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검사가 보완 수사를 통해 실제 통장에 23원밖에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진짜 증거가 의심받기도
또 다른 문제는 진짜 증거를 두고도 상대방이 “AI로 조작됐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법원에서 남편의 외도를 의심한 아내가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남편과 내연녀의 모텔 출입 CCTV 영상을 증거로 채택하자 남편이 “딥페이크가 만든 가짜 영상”이라고 부정한 사례가 있었다. 재판부가 AI 조작 영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자 남편은 결국 외도를 인정했다.법원이 모든 사진과 영상의 AI 조작 여부를 곧바로 판별하기 어려운 만큼 감정 절차가 늘고 재판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전자소송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첨부할 때 AI 개입 여부를 판별하는 알고리즘을 도입하는 방식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승우/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