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신용카드, 1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저축은행과 거래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신용카드가 내년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진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하나카드가 5년 만에 발급 중단을 앞두면서다. 신규 가입자가 거의 없어 카드사와 저축은행 모두 상품을 유지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저축은행중앙회와의 제휴가 만료되는 내년 8월 이후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SB신용카드·사진)를 더 이상 발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하나카드는 2022년 중앙회와 5년간 업무제휴를 맺고 이 카드를 내놨다. 전월 실적과 할인 한도 조건 없이 온라인 결제는 1%, 오프라인 결제는 0.5% 청구 할인해주는 상품이다.

저축은행 신용카드는 이용 고객 대부분이 출시 초기 가입자다. 올해 신규 발급은 사실상 없다시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신용카드는 발급 비용 대비 수익이 적은 데다 대상 고객의 신용도도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전용 신용카드는 주거래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한 시도에서 출발했다. 2015년 KB국민카드가 중앙회와 제휴해 전용 신용카드를 처음 선보였고 2018년에는 롯데카드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낮은 이용률 등을 이유로 잇달아 발급을 접었다. KB국민카드는 2024년 저축은행 연계 카드 100여 종을 한꺼번에 단종했다. 같은 해 롯데카드도 단종한 뒤 추가 출시 계획이 없는 상태다.

저축은행 전용 체크카드는 사정이 조금 더 낫지만 대형사 외 이용 규모는 크지 않다. 중앙회는 2008년부터 비씨카드와 저축은행 전용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14종의 카드를 안내하고 있지만, 지난해 이용 실적 대부분을 차지한 대형 저축은행 2곳(1581억원) 외 47곳의 총 이용액은 129억원에 불과했다.

금융당국은 일정 요건을 갖춘 대형 저축은행의 체크카드 독자 발급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효성은 낮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실적 대비 들어가는 비용과 인력이 지나쳐 자체 발급을 시도할 곳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