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진 '현직 교사와 문항 거래' 1심 무죄
현직 교사들에게 수억원을 지급하고 수학 문항을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현우진 씨(사진)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교사들이 받은 돈이 청탁금지법상 금지된 금품이 아니라 문항 제공에 따른 정상적인 거래대금이라고 판단했다.

이재욱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0단독 부장판사는 26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현직 교사 2명과 교재 개발업체 관계자도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현씨는 교재 개발업체 관계자와 공모해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현직 수학교사 2명에게 수학 문항을 제공받고 총 3억4600만원을 지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다른 교사의 배우자 명의 계좌로 7500만원을 송금한 혐의도 받았다.

쟁점은 이 돈이 청탁금지법상 금지된 금품인지, 사적 거래에 따른 채무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된 금품인지였다. 재판부는 공직자라도 사적 영역에서 계약을 할 수 있고, 제공한 물품과 서비스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았다면 금품 수수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교사들이 받은 돈은 모의고사 문항당 23만~24만원, 교재용 문항당 12만~14만원으로 조사됐다. 전문업체 및 일반인에게 지급된 금액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수준이었다.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교사들이 현직이라는 이유로 웃돈을 받은 게 아니라 문항 제공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교사들이 겸직 허가를 받지 않은 것도 유죄 근거가 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겸직 제한을 위반했다면 해당 규정에 따라 별도로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 이를 이유로 청탁금지법상 형사처벌 범위를 확대할 수는 없다고 봤다. 배우자 명의 계좌로 돈을 받은 부분도 문항의 대가고 액수가 과도하지 않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