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도 넘지 못한 행운의 언덕…박현경 '조기 퇴근'
메이저 코스로 탈바꿈한 뒤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낸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293m). 예상대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BC카드·한경 제48회 KLPGA 챔피언십’에선 이변이 속출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뉴스는 박현경의 ‘조기 퇴근’이었다.

박현경은 21일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로 부진했다. 버디를 2개 잡았으나 보기를 5개나 쏟아냈다. 중간 합계 5오버파 149타를 적어낸 박현경은 이번 대회 커트 통과 기준인 3오버파 147타를 넘지 못했다.

‘2024년 BC카드·한경퀸’ 박현경은 대회 전까지만 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2년 전 같은 코스에서 열린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우승자이기 때문이다. 한 번의 우승을 포함해 7번의 대회에서 톱10에 세 차례나 들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렇기에 박현경의 이번 탈락은 이변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역대 BC카드·한경퀸 출신 가운데 2019년 코스 초대 챔피언 조정민(4오버파)과 2020년 우승자 김지영(16오버파)도 본선행에 실패했다.

포천힐스CC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코스에 대대적인 변화를 준 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6개 홀의 티잉 구역을 뒤로 빼면서 전장이 작년 대비 200m나 늘어났다. 특히 막판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16번홀(파3)은 26m나 길어진 175m로 조성돼, 비거리가 짧은 선수들은 아이언 대신 유틸리티 클럽이나 우드를 꺼내 들어야만 했다.

메이저 대회답게 코스도 까다롭게 세팅했다. 페어웨이 폭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12~16m로 좁혔다. 러프는 A컷(35㎜), B컷(80~85㎜)에 이어 최대 150㎜의 헤비 러프까지 단계별로 조성해 선수들을 괴롭혔다. 지난해 이 코스에서 우승한 김민솔 역시 “페어웨이 폭이 좁아져 티샷의 정확도가 한층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과거 포천힐스CC와 궁합이 좋았던 선수들도 이번 대회에선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2023년 대회에서 공동 6위에 오른 리슈잉(중국)은 첫날 9오버파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채 최하위권에 머물렀고, 지난해 대회 공동 5위 이가영(8오버파)과 2021년 대회 준우승자 정윤지(6오버파) 역시 일찍 짐을 쌌다.

투어 통산 6승을 자랑하는 방신실은 극적으로 생존하며 이변을 피했다. 17번홀까지 4타를 잃어 커트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4m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기사회생했다. 중간 합계 3오버파를 기록한 그는 턱걸이로 커트 라인을 통과했다.

포천힐스CC=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