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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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사건' 수사를 지휘했던 이정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이 연구과제를 2년 넘게 제출하지 않아 받은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20일 이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도 이 검사장이 부담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징계 사유가 인정되고, 법무부의 정직 1개월 처분 역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검사장은 2022년 5월부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근무했다. 같은 해 8월 '중대재해처벌법의 법적 쟁점과 해외 입법례와의 비교, 문제점과 향후 입법적 개선 방향'을 연구과제로 부여받았다. 연구결과 제출기한은 2023년 8월 31일까지였지만 이 검사장은 기한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은 채 연구결과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후 법무연수원의 재차 제출 요청에도 2023년 말까지 연구결과를 내지 않았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4월 이 같은 행위가 직무상 의무 위반과 검사의 체면·위신을 손상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정직 1개월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위원이 지난해 5월 9일 정직 1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 검사장 측은 연구과제 미제출이 검사로서의 직무상 의무 위반이나 품위손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무연수원 운영규정이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규칙인 만큼 이를 어겼다는 이유만으로 검사징계법상 징계 사유가 성립할 수 없다는 취지다. 또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된 점 등을 들어 자신에 대한 징계에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법무연수원 운영규정이 대외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 행정규칙이라 하더라도 조직 내부에서는 효력이 있는 만큼 이 검사장에게 이를 준수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연구기간을 규정한 조항은 단순한 훈시규정이 아니라 연구위원의 "기본적이고 주된 직무인 '연구'의 수행방법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 검사장이 법무연수원장으로부터 명시적·묵시적으로 연구기간 연장을 승인받았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2년 넘게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면서 법무연수원의 수차례 요청에도 중간 결과물을 포함해 어떠한 연구결과도 내지 않았고, 연구 진행 경과나 계획조차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런 행위가 "검찰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해 검사의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정직 1개월의 징계 수위도 과도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일반 공무원에 비해 더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이 요구된다"며 징계 당시까지 연구과제를 부여받은 지 약 2년 8개월이 지났음에도 연구활동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검사장은 2020년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로 재직하면서 한동훈 당시 검사장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연루됐다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의 수사를 지휘했다. 한 전 검사장은 해당 의혹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 전 기자는 강요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김유진/임민규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