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아이들이 상류 사회 사교 모임을?…바다 위 ‘프린세스 다이어리’ [류재도의 테마가 있는 다이닝]
싱가포르, 디즈니 어드벤처 크루즈
어린이 공주 티 파티 프로그램(RSFT)
Royal Society for Friendship and Tea
어린이 공주 티 파티 프로그램(RSFT)
Royal Society for Friendship and Tea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한 디즈니의 창업주 월트 디즈니는 혁신적인 기업가이자 다정한 아빠였다. 토요일이 되면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집 근처 그리피스 파크 유원지로 종종 나들이를 다녔다. 아이들이 회전목마를 타는 동안 벤치에 앉아서 땅콩이나 까먹고 있던 어느 날,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구상한 것이 디즈니랜드다. 오늘날 기상천외한 디즈니 어드벤처호가 탄생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것이다.
월트는 1949년 영국 출장 때 두 딸을 데리고 대서양 횡단 오션 라이너 'RMS 퀸 엘리자베스'에 올랐다. 성공한 사업가로 거듭난 월트의 가족은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했는데, 당시에 청소년으로 성장한 두 딸은 아버지의 가이드에 따라 격식을 갖추고 선상 애프터눈 티, 갈라 디너 같은 자리에 참석했다. 5일간의 항해 동안 월트는 일 생각은 내려두고 가족끼리 함께 하는 시간에 집중했다. 동시에 두 딸이 공적인 자리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공공예절 교육도 챙겼다. 디즈니 일가의 <프린세스 다이어리> 영화 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별도 예약이 필요한 유료 프리미엄 프로그램이지만, 자리가 금방 찰 정도로 인기다. 파노라마 바다 전망이 보이는 테마 레스토랑 '할리우드 스포트라이트 클럽'에서 약 90분 동안 진행된다. 만 3세에서 12세까지의 어린이가 보호자와 함께해야만 참여할 수 있는데, 디즈니 프린세스 드레스를 입은 여아 동반 가족들이 대부분이다. 가족들이 하나 둘 입장하기 시작하면, 마치 각자의 가족 왕국을 대표하는 공주들의 연회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RSFT는 디즈니 어드벤처 크루즈만을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모임이다. 영국 상류사회 사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애프터눈 티 문화에 디즈니 색채를 입혀서 재해석한 프로그램이다. 차 마시는 격식을 갖추고 품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진정한 친구의 우정에 대한 가치를 배워보자는 것이 모임 탄생의 배경이다. RSFT의 설립자 '레이디 로즈힙'과 '로드 얼그레이' 캐릭터 연기자들이 먼저 무대에 등장하면, 한편의 뮤지컬 다이닝 쇼가 시작된다.
RSFT 프로그램은 애프터눈 티 사교문화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접근했다. 격식이 중요한 다이닝 경험이 패밀리 엔터테인먼트와 융복합 되어 에듀테인먼트로 진화한 것이다. 오늘날 바다 위 디즈니랜드에서 프린세스 다이어리를 즐기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을, 어쩌면 월트 디즈니도 상상하지 못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