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진 성남시장.
신상진 성남시장.
신상진 성남시장이 정부의 '8·13 부동산 대책'을 두고, 분당신도시의 정비사업 물량 제한부터 풀어야 수도권 주택 공급을 실질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재건축·재개발의 조기 착공을 유도하면서도 정작 사업 수요가 높은 분당의 정비 물량을 제한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신 시장은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당이 수도권 주택공급의 하이패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부가 진심으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하려 한다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분당에 대한 획일적인 정비물량 제한을 즉각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전날 발표한 부동산 대책의 공급 확대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정책 수단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 시장은 "정부가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조기 착공에 세제·금융 인센티브까지 주겠다고 발표했다"며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재건축 수요와 주민 동의가 압도적으로 높은 분당의 정비물량부터 풀어주는 것이 공급정책의 취지에 맞는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에서는 재건축을 빨리 하라고 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물량을 제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성남시는 분당의 높은 정비사업 수요를 공급 확대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성남시가 올해 계획한 정비구역 지정 물량은 1만2000가구인 반면, 주민들이 신청한 물량은 6만6037가구에 달해 계획 물량의 약 5.5배에 이른다. 신 시장은 이를 두고 "주민들이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면서라도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시장 수요가 이미 형성돼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분당 정비사업을 앞당기면 수도권 공급 부족을 해소하는 데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성남시의 판단이다. 성남시는 분당이 노후계획도시 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정비사업을 완료하면 기존 주택보다 최대 5만7770가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하면 관련 물량은 2040년께까지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하지만 정비사업 물량 규제를 완화하고 주민들의 높은 사업 참여 의지를 활용하면, 공급 시기를 2035년 전후까지 최대 5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신 시장의 주장이다.
이는 정부가 신규 택지를 확보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과 달리, 기존 도심의 주거지를 고밀 개발해 공급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분당은 기반시설과 교통망이 이미 갖춰진 데다 주민들의 재건축 수요도 높아 사업 여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신 시장은 정부가 공급 확대를 정책의 핵심으로 내세운 만큼, 노후계획도시 정비 물량 관리 방식도 이에 맞춰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 시장은 "부동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닥치고 공급'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라도 알아차린 듯하다"면서도 "적어도 성남시 관점에서 정부의 8·13 대책은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말뿐인 공급대책으로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을 것"이라며 분당 정비물량 확대를 거듭 요구했다.
성남=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