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그제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으로 발표한 ‘청년미래보금자리론’에 대한 시장 반응이 싸늘하다.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작 청년들의 현실적 수요와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비판이 많다.

내년 1월 선보일 이 대출상품의 대상은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만 39세 이하,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 청년이다. 4억원 이하·전용면적 85㎡ 이하 비(非)아파트를 구입할 때 최대 80%의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고, 연 3%대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시행 중인 일반보금자리론보다 최대 2%포인트 낮은 금리다. 금융 조건만 놓고 보면 파격적이다.

문제는 그 혜택이 빌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에 한정됐다는 점이다. 전세사기 여파로 젊은 층의 ‘빌라포비아’가 여전한 데다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수세와 환금성이 떨어진다. 주거 편의성도 마찬가지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눈높이가 청년이라고 다르겠는가. 더구나 수도권에서 시가 4억원 이하 번듯한 매물은 찾기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향후 아파트로 대출 혜택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한다지만 이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이 대책이 청년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파격적인 조건이라도 청년 입장에선 결국 영끌에 가까운 대출을 받아야 한다. 나중에 집을 팔려고 할 때 집값이 매입 가격보다 떨어지거나, 매수자를 찾지 못하면 오히려 장기 부채에 발이 묶인 채 옴짝달싹 못할 수도 있다.

한국 부동산시장은 더 나은 주거환경을 향한 욕구와 반복적인 집값 폭등의 학습효과가 맞물려 다른 나라에선 보기 힘든 시장 구조가 형성됐다. 복잡다단한 시장 메커니즘과 수요심리를 제대로 읽지 못하면 정책 취지와 완전히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최근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이유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미래를 짊어질 청년에게 원치 않는 자산과 빚의 멍에를 씌워선 안 된다. 시장과 현실을 반영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서둘러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