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나라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올해 상반기 기준 84조4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국세와 세외 수입이 지난해 6월 말과 비교할 때 각각 33조원과 9조원 늘었지만, 관리재정수지는 지난해 상반기 94조3000억원 적자에서 9조9000억원 개선되는 데 그쳤다. 재정 수입·지출만 보면 세금은 더 걷히고 있지만 지출도 덩달아 늘면서 나라 살림살이 적자가 별반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국세는 예상대로 반도체 성과급과 집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득세가 10조4000억원 늘었다. 증권거래세가 5조2000억원 증가했고 법인세도 4조3000억원 더 걷혔다. 하지만 총지출도 36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분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5조1000억원 증가했고 1분기 적자를 기록한 건강보험 지원에도 4조8000억원을 더 썼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원금 4조7000억원도 지출을 늘린 요인이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이 다소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2023년 이후 가장 작다는 게 근거다. 국가채무 잔액이 6월 1338조5000억원으로 5월보다 6조8000억원 감소했고, 성장률 회복에 힘입어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애초 예상(50.7%)과 달리 47.0%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가채무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70조원 넘게 늘어난 상황이다. 절대 규모가 아니라 GDP와 비교한 부채비율이 조금 하락한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 걷힌 세금이 밑 빠진 독에 마냥 쏟아붓는 물처럼 쓰여서는 안 된다. 방만한 지출을 확실히 구조조정하고 정부 부채를 줄이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재정 비상’을 선언한 경기도 사례를 봐도 재정 지출은 한번 빗장이 풀리면 되돌리기 어렵다. 세수가 더 늘어날 하반기에는 국민 모두가 체감하는 재정건전성 개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