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6가지 규제 완화 지시
'7년 족쇄', 소형 2주택 등 거론
5만쌍 혼인신고 1년 이상 미뤄
"과도한 혜택 쏠림 안돼" 지적도
정부가 청약시장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이른바 ‘혼인 페널티’를 손본다. “국가 정책 때문에 결혼을 망설이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혼인신고를 했거나 혼인 기간이 길수록 불리해지는 문제점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다만 예비 신혼부부 특별공급 확대와 복수 특공 허용 등과 관련해서는 부작용 우려도 제기된다.
◇방심하면 사라지는 특별공급 자격
10일 당정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의 ‘대출 및 청약과 관련 혼인 페널티 개선’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SNS를 통해 검토를 지시한 불이익은 22가지다. 청약 관련 과제는 신혼부부 특공 혼인 기간 가점 및 청약 요건 개선, 예비 신혼부부 청약 확대, 신생아 특공의 출산 1회당 청약 기회 추가 허용, 결혼 후 소형 2주택 보유 청약 허용 등 6개다.
신혼부부 특공과 관련해 논란이 큰 것은 자격요건이다. 청년층은 빌라,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통해 주거 사다리의 첫 단계를 마련해 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한 채씩 보유한 남녀가 결혼해 혼인신고를 하는 순간 ‘1가구 2주택자’로 분류돼 청약 자격이 상실된다.
‘혼인신고일로부터 7년 이내’라는 자격 요건 때문에 결혼 8년 차 부부는 아이가 있어도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다. 청약 혜택을 받으려면 혼인신고를 미뤄야 하는 구조다.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예비 신혼부부에게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혼인신고를 1년 이상 미룬 부부는 2021년 2만8092쌍에서 2025년 4만7096쌍으로 매년 증가했다. 혼외 출생 비율은 1991년부터 2019년까지 1~2%대에서 2024년 5.8%로 치솟았다.
맞벌이 소득 합산 페널티에도 불만이 많다. 자립을 위해 노력한 청년일수록 혼인신고 시 불이익을 받는 구조여서다. 미혼일 때는 각자의 소득 기준(평균 소득 100~120%)으로 무주택 청약 신청이 가능했는데 혼인신고 후 소득이 합산되면 청약 소득 자격을 초과한다.
◇“다른 청약자와의 형평성 고려해야”
신혼부부가 청약 소득 요건을 간신히 맞춰 특별공급에 당첨되더라도 막상 입주 시점에 저금리 정책 대출에서 배제되기도 한다. 특별공급 청약 요건뿐 아니라 이에 수반되는 주택대출 요건도 ‘세트’로 함께 고려해 당첨 자격이 있는 부부라면 대출 역시 무리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연장선상에서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신청 자격 확대도 검토 대상이다. 지금은 부부 중 한 명이라도 주택 소유 이력이 있으면 혜택을 받기 어렵다.
구조적으로는 물량 배분이 자녀 수 위주인 점, 혼인 기간이 길수록 점수가 깎이는 역설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분양의 신혼부부 특공은 혼인 3년 이하는 3점, 3년 초과~5년 이하는 2점, 5년 초과~7년 이하는 1점을 부여한다. 결혼 생활을 오래 유지한 부부가 신혼 초기 부부보다 불리해진다. 출산 장려를 위해 신생아 특공을 출산 1회당 허용해야 한다는 건의도 있다.
일각에서는 논의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청약은 ‘제로섬’ 구조인 만큼 다른 대기자에게 불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공공분양에서는 결혼 전 특공 참여가 가능하지만 이를 민간시장으로 확대하면 악용 사례가 나올 수 있다. 결혼 3년 차 이하 부부에게 더 높은 가점을 주는 것 역시 긍정적 영향이 크다는 반론도 나온다. 한 청약 전문가는 “특공은 기본적으로 생애 한 번인데 신혼, 신생아 특공은 이미 생애 두 번을 허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