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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던 호텔 돌잔치 끝…요즘 힙한 부모는 '스몰 럭셔리'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하객 줄이고 공간·사진에 비용 집중
한옥 베뉴, 웨딩 넘어 가족행사로 확장
한옥 베뉴, 웨딩 넘어 가족행사로 확장
저출생으로 자녀 한 명에게 소비를 집중하는 ‘골드키즈’ 현상이 강해진 데다 부모와 양가 조부모, 친척까지 아이를 위한 지출에 참여하는 이른바 ‘텐포켓’ 문화가 확산한 영향이다. 돌잔치를 단순히 하객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는 행사가 아니라 아이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는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젊은 부모가 늘어난 것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
하객 줄이고 사진·경험 늘리고
3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워커힐 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한우 전문점 명월관의 올해 상반기 돌잔치 이용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워커힐은 2024년 명월관 별채의 다이닝룸을 개조해 최대 32명을 받을 수 있는 독립 공간인 ‘현담룸’을 조성했다.명월관은 서울 도심에 있으면서도 한옥 건물과 정원, 아차산 경관을 함께 담을 수 있어 한복을 입은 아이의 돌 사진을 촬영하려는 부모들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호텔 식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일반 연회장과 다른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돌잔치 공간도 하나의 배경이자 콘텐츠가 됐다. 동일한 호텔 연회장이나 뷔페보다 장소 자체의 이야기가 있고 사진만으로도 구분되는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웨딩에서 돌잔치로 넓어지는 한옥
한옥 공간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과거 한옥은 전통혼례나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숙박·문화 체험 공간으로 주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돌잔치와 상견례, 환갑연 등 가족 행사 장소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서울의 한국의집과 삼청각, 메이필드호텔 봉래헌을 비롯해 경기 양평 아델라한옥, 판교 아연당, 경북 안동 구름에 등도 한옥 건축과 정원을 활용한 가족 행사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호텔업계 역시 한옥의 전통적인 외관에 현대식 냉난방과 주차, 식음 서비스를 결합해 일반 한옥 대관 시설과 차별화하고 있다.
한옥 돌잔치의 확산은 호텔 웨딩 시장에서 나타난 변화와도 닮았다. 결혼식에서도 많은 하객을 받는 대형 예식보다 소규모 하우스웨딩과 야외 결혼식, 고택 예식을 선호하는 수요가 늘었다. 부모 세대가 결혼식에서 중시했던 규모와 격식보다 자신의 취향과 사진, 참석자와의 밀도 높은 경험을 우선하는 소비 방식이 돌잔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한옥 공간은 날씨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고 일반 연회장보다 수용 인원이 제한적이라는단점도 있다. 야외 촬영과 독립 공간을 제공하는 만큼 이용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돌잔치 시장 자체는 출생아 감소로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한 아이에게 쓰는 비용은 커지고 있다”며 “대규모 연회 수요는 감소하는 대신 소규모 프리미엄 행사 시장은 오히려 세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