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재무정보를 공시해 주가 폭락을 초래한 차바이오텍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차바이오텍 주주 A씨 등 12명이 회사와 전현직 임원, 사업보고서 작성 직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차병원그룹 계열사인 차바이오텍은 2017년 사업보고서에서 일부 신약 연구개발비를 비용이 아니라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했다. 이후 금융감독원 감리와 외부감사 과정에서 이 회계처리가 잘못된 것으로 판단되자 회사는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다시 반영해 사업보고서를 정정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으로 공시됐던 실적은 영업손실로 바뀌었고, 회사는 4개 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 기업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주가는 공시 직후 이틀 만에 3만3850원에서 1만9700원으로 약 42%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허위 사업보고서를 믿고 주식을 매수해 손실을 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회사 측은 당시 회계기준에 따라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허위 공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책임을 부인했다.

법원은 투자자 손을 들어줬다. 1·2심 재판부는 차바이오텍의 사업보고서가 자본시장법상 허위공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허위공시와 투자자들의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도 인정했다. 주가 하락에는 허위공시 외에 다른 시장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고, 투자자들이 사업보고서만을 근거로 투자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회사 측 손해배상 책임은 손실액의 30%로 제한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