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실거주 목적의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단지는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정책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할인 분양과 무상 옵션 등 각종 판촉에도 잔금대출이 막혀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잔금대출 풀린다는데…지방 미분양은 '사각지대'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239가구다. 이 가운데 71.5%(4만6638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전체 2만9350가구 중 83.6%(2만4522가구)가 지방에 집중됐다. 준공 후 미분양은 시행사(개발사)가 시공사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해 건설업계 전반의 자금난으로 이어질 수 있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린다.

지방 미분양이 쌓이는 이유 중 하나로는 잔금대출 규제가 꼽힌다. 올해 초 충남 아산시에서 준공한 300여 가구 규모의 한 단지는 10~20%가량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시행사는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에어컨 무상 제공, 잔금 납부 무이자 유예 등 혜택을 내걸고 계약자를 모집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단지는 입주 지정기간(준공 후 2~3개월)이 끝나 계약자가 집단대출이 아니라 개별 잔금대출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출 총량 관리 영향으로 대출이 힘들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시행사 관계자는 “계약 의사가 있는 수요자를 어렵게 찾아도 잔금대출이 나오지 않아 계약이 무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집단 잔금대출이 막혀 논란이 된 경기 수원 ‘매교역 팰루시드’ 사례를 계기로 실거주 목적의 집단 잔금대출을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준공 후 미분양 상태에 들어간 단지들은 개별 대출만 가능해 이번 대책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한 지방 미분양 단지 계약 희망자는 “은행에서는 개별 잔금대출은 어렵다는 답만 하고 있다”며 “2금융권도 대출이 쉽지 않아 계약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의 입주율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입주율은 83.0%였지만 지방은 67.1%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의 잔금대출도 총량 관리 대상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단지는 할인 분양과 무상 옵션 등으로 실수요자가 좋은 조건에 내 집을 마련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