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뉴스1
서울 강서구에서 토지와 단독주택 19건을 222억5000만원에 사들인 한 법인은 거래대금과 관련한 자료를 한 건도 내지 않았다. 19건 중 10건은 계약금이 처음 지급된 날과 신고서에 적힌 계약일이 서로 달랐다. 6건은 공인중개사를 낀 중개거래인데도 직거래로 신고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 가운데 3건에서는 중개보수 상한을 넘겨 수수료를 받은 사실까지 확인돼 국토교통부 수사팀이 내사에 들어갔다.

국토부는 1·29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따라 신규 주택 공급지로 발표된 서울·경기 지역 인근의 부동산 거래 1072건을 조사해 위법 의심거래 346건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사 대상의 32.3%가 걸러진 셈이다.

조사는 2021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신고된 거래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울 노원구와 용산·동대문·은평·강서·금천구 7개 동, 경기 과천시와 성남 수정구 상적동·금토동, 광명·하남·남양주·고양시 4개 동에서 이뤄진 거래를 들여다봤다. 법인 명의 매수와 외지인 매수, 단기간 반복 매매, 다수 필지 매수, 도로·임야 지분 거래 등이 추출 기준이 됐다.

346건에서 확인된 위법 의심행위는 457건이다. 가격·계약일 거짓신고가 249건으로 가장 많았고 특수관계인 차입금 과다가 178건으로 뒤를 이었다. 대출자금 용도 외 유용은 16건, 공인중개사법 위반은 14건이다. 거짓신고는 지방정부가 취득가액의 10%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고, 차입금 관련 사안은 국세청이 탈세 여부를 분석해 미납 세금을 추징한다. 대출을 다른 용도로 쓴 사례는 금융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회수 조치를 검토한다.

경기 성남 중원구에서 토지 4건을 115억5000만원에 매입한 법인은 이 중 1건에서 기존 임차인 8명의 명도비 4억원을 대신 냈다. 국토부는 명도비가 사실상 거래대금인데도 신고가격에서 빠졌다고 보고 국세청과 지방정부에 통보하기로 했다. 서울 용산구 단독주택을 27억원에 산 법인은 대표이사에게서 8억원을 단기 차입해 잔금을 치른 뒤 운전자금 명목으로 8억원을 대출받아 차입금을 갚았다. 임금이나 원재료 매입 등 경상적 활동에만 쓸 수 있는 자금을 매수 자금으로 우회 활용한 것으로 판단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에 통보된다.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기존 규제지역인 서울과 경기 12곳, 지난달 30일 추가 지정된 경기 구리·용인 기흥·화성 동탄,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지역의 매매가격과 외지인 거래 동향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있다. 이달 14일부터 2028년 7월 13일까지 364.19㎢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호남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예정지와 인근 지역 역시 점검 대상이다. 반도체 성장거점으로 지정된 경남·대구경북권과 충청권도 이상거래 여부를 계속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신윤근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이상거래에 대해서는 기획조사를 적극 추진하고, 위법 의심거래가 확인되면 관계기관과 협조해 엄정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