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송도 본사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 송도 본사 전경.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 백신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엔 ‘얼마나 빠르게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지’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했다. 이제는 연구개발(R&D)부터 임상, 생산, 공급망, 데이터 활용까지 모든 과정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플랫폼을 갖추는 게 핵심 과제다.

◇ 플랫폼 구축해 백신 경쟁력 키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별 제품이 아닌 ‘플랫폼 구축’에 기술 개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이다. 폐렴구균 백신은 코로나19 백신과 함께 시장 규모가 큰 제품군으로 평가받는다. 영유아 국가 예방접종 사업(NIP)은 물론 고령화로 성인 예방접종 수요도 늘고 있다. GBP410은 미국과 한국, 호주 등에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 하반기 발표할 예정인 톱 라인 결과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후기 임상 수행 역량과 글로벌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백신 R&D도 진화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주사형 로타바이러스 백신 기술 개발을 위해 협업한 데 이어 게이츠 재단이 지원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임상 개발 의사결정 플랫폼 ‘ROTOR’ 프로젝트 주관 기관으로 선정됐다. 감염병 대응도 특정 질환에 머물지 않는다. 미국 머크(MSD), 힐레만연구소와 차세대 에볼라 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세포배양 기반 조류독감(H5N1) 백신, 패치형 독감 백신,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 항체, 로타바이러스 백신 등으로 R&D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 글로벌 협업으로 영향력 확대

생산 시설 분야에서도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송도 본사(ECO Bio)를 중심으로 R&D 기능을 집약하고 있다. 안동 ‘L HOUSE’ 증축에 나서면서 생산 역량을 추가로 키웠다. 유럽에선 독일 자회사 IDT 바이오로지카를 기반으로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콜롬비아 정부의 국가 백신 자국화 사업에 참여하며 기술이전과 생산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R&D부터 생산, 기술이전까지 연결되는 글로벌 공급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했다. 업체 관계자는 “사노피, CDC, MSD,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게이츠 재단, 콜롬비아 정부 등 다양한 글로벌 기관과 협력한 것은 국제 보건 생태계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술을 이전받는 기업을 넘어 공동 R&D와 생산, 글로벌 보건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민성장펀드 지원으로 글로벌 후기 임상과 상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장기 자금을 확보했다. 기술이전 중심의 성장 모델을 넘어 독자적으로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