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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그래미 보이콧에…외신 "부드럽지만 분명한 비판"
29일(현지시간) AP통신과 빌보드 등 현지 언론들은 BTS의 그래미 보이콧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주관사인 레코딩 아카데미의 폐쇄적인 운영 방식을 지적했다. 외신들은 BTS의 이번 결정이 지난달 신설된 '베스트 아시아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의 한계를 직접 겨냥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방탄소년단의 입장에 대해 "부드럽게 표현하긴 했지만, 분명한 비판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간 아시아 팝 아티스트들이 미국 중심의 대형 시상식에서 지속적으로 소외되어 온 현실을 함께 조명했다. AP통신도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어워즈 보이콧 소식을 전하며, 레코딩 아카데미가 신설한 아시안 팝 부문이 아시아 음악가들을 위한 일종의 '인종화된 장벽(racialized barrier)'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현지 반응과 지적을 비중 있게 소개했다.
이 같은 외신들의 분석은 신설 부문이 가진 구조적 한계와 맞닿아 있다. 해당 부문은 곡 내에 아시아 언어가 일정 수준 이상 사용돼야 한다는 조건을 자격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현지 매체들은 이를 두고 비서구권 아티스트들을 '올해의 앨범'이나 '올해의 레코드' 같은 주요 본상(General Field) 진입에서 제한하려는 또 다른 격리 조치로 해석했다. 포용을 명목으로 내세웠으나 실상은 서구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 매체 빌보드는 "이들의 메시지는 지난 6월 레코딩 아카데미가 신설한 '베스트 아시아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의 가이드라인을 은연중에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며 "해당 부문은 곡 내에 아시아 언어가 의미 있게 사용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멤버들이 '지역'과 '언어'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지점이 유의미하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러니하게도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로 데뷔했던 BTS의 영어 히트 싱글 '스윔(SWIM)'은 어차피 이 신설된 아시아 팝 부문 후보 제외 대상에 해당했다"고 전했다.
주요 외신들은 그간 그래미의 불투명한 심사 기준과 차별적 요소에 반발해 출품을 거부했던 드레이크, 위켄드, 모건 월렌 등 글로벌 팝스타들의 행보와 BTS를 동일선상에서 다뤘다. 세계 음악 시장에서 막강한 흥행력을 입증해 온 BTS의 부재는 그래미 시상식의 상징적 권위는 물론, 중계방송 시청률과 상업적 파급력에도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BTS는 앞서 서울 초고층 빌딩 원격 무대와 라스베이거스 현지 라이브 등으로 그래미 시상식의 최고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며 시청률을 견인한 바 있다.
앞서 BTS 멤버 7명 전원은 전날 각자의 SNS에 동시 성명문을 올리고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는 곡을 출품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며 불참을 공식화했다. 멤버들은 "음악이 국적이나 언어라는 틀에 갇히기보다 작품 자체로 평가받고 사랑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히며 지역과 언어로 아티스트를 구분 짓는 시상식 구조에 명확한 거부 의사를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