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덥소’ > 부산의 한낮 기온이 1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9일 기장군의 한 축사에서 소들이 쿨링포그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 ‘덥소’ > 부산의 한낮 기온이 1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9일 기장군의 한 축사에서 소들이 쿨링포그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의 한낮 기온이 1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29일 전국에서 폭염이 이어졌다. 당분간 더위를 식힐 비 소식도 없어 폭염의 기세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6분 부산의 기온은 38.8도까지 치솟았다. 1904년 4월 9일 부산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후 122년 만에 기록된 최고기온이다. 비공식 기록인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측정 기준 양산의 기온은 오후 3시34분 40.3도까지 올랐다. 40도대 기온은 3년 연속 관측됐다. 2024년 8월 4일 경기 여주 점동면의 낮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올랐고, 2025년 7월 8일에는 경기 광명과 파주 광탄면의 최고기온이 각각 40.2도, 40.1도를 기록했다.

폭염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국 육상특보 구역 235곳 가운데 228곳(97%)에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특히 경남 양산, 의령, 창녕, 김해, 밀양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서울 동남·동북·서남권에 발령된 폭염주의보도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전날까지 집계된 올여름 하루평균 기온은 24.3도로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열대야도 일상이 됐다. 올여름 전국 평균 열대야 일수는 8.5일로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최고 기록인 1994년의 7.5일을 훌쩍 넘어섰다. 28일 밤부터 29일 아침 사이 측정된 양산의 최저기온은 29.1도로 초열대야(밤 최저기온 30도 이상) 수준이었다.

극단적 더위에 응급실을 찾는 온열질환자도 증가세를 보였다. 28일 하루에만 전국에서 온열질환자가 71명 발생했다.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는 1557명으로 늘었으며 사망자는 9명으로 집계됐다.

폭염에 바닷물도 펄펄 끓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고수온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1단계로 상향했다. 심각 1단계는 15개 이상 해역에 고수온 주의보·경보가 발표되는 경우 발령된다. 제주에서 양식장 광어 약 2만1000마리가 폐사하는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동시에 덮어 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들어온 고온다습한 공기를 티베트고기압이 가두는 구조다.

진영기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