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으로 대형 쇼핑몰 일부가 붕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오후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으로 대형 쇼핑몰 일부가 붕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규슈 서부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규모 7.1 강진으로 사망자가 13명으로 늘었다. 대형 쇼핑몰과 제지공장 붕괴 현장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약 7700명이 피난소로 대피했다.

29일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사망자는 13명으로 집계됐다. 심정지 상태인 환자는 5명, 중경상자는 23명이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도 다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마모토현 가시마마치에 있는 대형 쇼핑몰 '이온몰 구마모토'의 폭발·붕괴 현장에선 20대 여성을 포함한 3명의 사망자가 확인됐다. 사망자들은 모두 이온그룹이나 쇼핑몰 입점 매장에서 일하던 직원으로 파악됐다.

직원 1명은 심정지 상태다. 4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온그룹은 쇼핑몰에 약 2700명이 근무했고 일부 직원이 고객들의 대피를 안내한 뒤 건물 안으로 다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문객은 전원 대피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전날 수색 과정에서 현장에 가스 냄새가 난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도 폭발과 붕괴의 정확한 원인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온그룹도 사고 원인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일본제지 야쓰시로 공장에서도 굴뚝이 무너지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NHK에 따르면 무너진 구조물 안에 갇힌 11명 가운데 7명이 구조됐다. 이 중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구조되지 않은 4명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아직 여러 명이 (이온몰) 건물에 남겨져 있고 일본제지 야쓰시로 공장에서 일어난 굴뚝 붕괴에 의한 행방불명자도 여러 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진 발생 뒤 20시간 이상이 경과하고 있지만 아직 도움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어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다"며 구조 활동에 전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온몰과 일본제지 공장 외에도 구마모토현 고사마치와 야쓰시로시에서 각각 1명이 숨졌다. 진앙지인 히카와마치에선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생활 기반시설 피해도 이어졌다. 구마모토현과 후쿠오카현 등에 설치된 피난소 450곳에는 7700여명이 머물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구마모토현 3만6900가구가 정전을 겪었고 약 8만4000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구마모토시와 야쓰시로시 등 약 9500가구엔 가스가 공급되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더운 날씨 속에서 피난 생활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식수, 식재료, 골판지 침대, 위생용품, 비상 전원 등 구호 물품 지원에 총력을 다하라고 당부했다.

일본 자위대는 대원 4600명을 실종자 수색과 구난 작업에 투입했다. 경시청도 재해 구조 전문 인력과 헬리콥터를 구마모토현으로 보냈다.

구조대가 드론으로 촬영한 이온몰 내부 영상에는 천장이 무너지고 전선 등 구조물이 아래로 늘어진 모습이 담겼다. 폭발 당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분진과 파편도 현장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구마모토현 내 방사선 감시장치 6곳에서 전날 오후 11시부터 측정치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전으로 서버 통신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이며 주변 원자력발전소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