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형 증권사의 상반기 기업금융(IB) 부문 실적이 전년 대비 최대 5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기업공개(IPO)·유상증자 등 전통 IB 사업 실적이 급감한 영향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IB 부문은 정반대 상황이다. KB증권 IB는 올해 상반기 1318억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2566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NH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IB 수수료 수익이 2378억원에서 2055억원으로 줄었다. 신한투자증권도 비슷한 상황이다. 반기 기준 IB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931억원에서 73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분기 금리 상승에도 외형 성장에 성공했던 한국투자증권도 2분기 IB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시장금리 상승이 수익성의 발목을 잡았다. IB 부문의 주요 수입원은 회사채 발행, 인수금융 주선, 유상증자 등이다. 금리가 오를수록 수요가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회사채 시장의 기준이 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3.7% 선으로 연초보다 1%포인트 넘게 올랐다. 중복상장 논란으로 대기업 IPO 일정이 줄줄이 뒤로 미뤄진 것도 IB 부문 수익성에 악영향을 줬다.
IB 부서는 실적 급감으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총영업이익 가운데 IB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24.1%에서 올해 7.1%로 17%포인트 감소했다. 증권사 내부에서는 회사채. IPO, 유상증자 등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전통 IB 사업 비중이 전체 IB 사업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들은 빈자리를 주가수익스와프(PRS) 신종자본증권 등 자기자본을 직접 활용하는 사업으로 대체하고 있다.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증권사가 자본을 투입해 수익을 올리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는 이런 위기감 속에서 ‘딜 메이커’ 역할을 한층 강조하는 분위기다. 단순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을 단순 중개 역할에서 벗어나 기업의 상황에 맞는 자금 조달 상품을 직접 설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 증권사 IB 부사장은 “올해까지 회사채·코스닥 시장 침체로 전통 IB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며 “기업들에 전환사채(CB)와 등 대체 조달 수단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