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의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이 20% 아래로 떨어졌다. 증시 활황을 타고 증권사가 연금 고객을 적극 유치해 투자금을 불린 결과다. 보험사는 원리금보장형 중심의 확정급여(DB)형 비중이 높아 강세장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의 지난달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107조4000억원으로 전체 적립액(약 560조원)의 19.2%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보다 점유율이 1.7%포인트 떨어졌다. 2024년 증권사에 처음 추월당한 뒤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증권사는 지난달 말 퇴직연금 시장 점유율을 29.5%까지 끌어올리며 30%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은행 점유율은 52.0%에서 50.5%로 1.5%포인트 하락했다.
증시 호황기에 은행과 증권사가 퇴직연금 적립액을 대폭 늘린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은행(282조9000억원)과 증권사(165조1000억원)의 적립액은 2분기에만 각각 17조원, 23조원 불어났다. 보험사의 증가액은 약 4조원에 그쳤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고객이 늘고, 이들의 수익률이 크게 뛴 영향이다. 2분기는 코스피지수가 9000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 분위기가 가장 뜨거웠다. 코스피지수 상승률만 67.8%에 달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은행 증권사 보험사 구분 없이 DC형과 IRP의 수익률이 50% 이상인 사례가 수두룩했다.
다만 보험사 퇴직연금의 75%가량이 DB형이다. 이 때문에 증시 호황의 낙수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운용방법을 결정하는 DB형은 임직원 전체의 퇴직연금 수익률에 달려 있다 보니 원리금보장형 투자 비중이 높다. 퇴직연금 2위 사업자인 삼성생명도 2분기에 불린 적립액이 3조9000억원 가량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