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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네일아트 하네"…부산 돌려차기 사건에 입 연 이유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검찰 집념으로 진상 규명"
'범죄 피해자들 의견' 강조
"검찰 집념으로 진상 규명"
'범죄 피해자들 의견' 강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인 김진주(가명) 작가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에서 정작 범죄 피해자의 목소리가 빠졌다고 비판했다. 경찰이 놓친 성폭력 정황을 검찰 보완수사를 거쳐 밝혀냈던 당사자로서 보완수사권을 없애기 전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지 먼저 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작가는 지난 28일 시대 기반 싱크탱크 전인미답에 올린 '바라는 게 많은 피해자'라는 제목의 기고를 통해 피해자가 된 뒤 사회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피해자'의 모습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한 인터뷰 영상에 화려한 네일아트가 노출되자 "피해자가 네일아트를 하네?"라는 댓글이 달렸고 이후 최대한 얌전한 피해자가 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범죄 피해자에게서 "내가 웃어도 되는지 몰랐다"는 말을 들은 뒤 생각을 바꿨다. 김 작가는 "그 이후로 나는 다짐했다. 가장 이상적이지 않은 피해자가 되어야겠다고"라고 썼다. 이후 국가의 부실 수사에 따른 손해배상 판결과 배상금 지급 지연, 가해자의 영치금 압류 문제 등을 계속해서 알렸다.
김 작가는 검찰 보완수사권 논쟁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봤다. 사건 당시 경찰은 범행을 단순 상해로 접수했다. 김 작가는 기억을 잃어 수사에 도움을 주기 어려웠다. 검찰은 피해자의 청바지에 121개의 구멍을 내 감정한 끝에 안쪽 면에서 가해자 DNA를 찾아냈다. 항소심에서 혐의가 강간살인미수로 변경될 수 있었던 이유다.
김 작가는 "그 사건이 강간 등 살인미수로 징역 20년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검찰의 집념이었다"고 했다. 검찰 개혁을 둘러싼 논의가 1년이 지나도록 찬반 대립을 벗어나지 못한 데다 범죄 피해자 대신 각자의 논리에 맞는 전문가들만 참여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김 작가는 자신의 목소리가 계속 들리는 이유는 사회가 아직 안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묻지마 범죄보다 더 위험한 것은 '묻지마 사회'"라고 꼬집었다.
김 작가는 지난 15일 강력범죄 피해자들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도 "피해자의 어떠한 의견도 수렴하지 않은 채 검찰개혁이 진행됐다"며 "지금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가해자의 구속기간을 줄이고 조건부 석방과 피의자 조사권을 강화하는 등 가해자만을 위한 법처럼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이날 국회 논의를 지켜본 뒤 후속 절차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9일 "현재 프로세스상 국회 입법 과정, 법안 통과 과정을 지켜보고 이후 과정을 검토하고 논의하겠다"고 했다. 국회가 충분한 숙의를 거쳐 법을 마련하면 존중해야 한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5월 부산 서면에서 귀가하던 김 작가를 한 남성이 성폭행할 목적으로 뒤쫓아가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폭행한 사건이다. 가해자는 1심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검찰이 추가 증거를 확보하면서 강간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돼 항소심에서 징역 20년으로 형이 늘었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