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복 챙기고, 모래밭에 돗자리 깔고, 물놀이 후에는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이 모든 준비물과 과정 생략. 몸만 와도 온몸의 소름이 오소소 돋는 이색 피서가 있다. 바로 울산 남구의 명소,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에서 펼쳐지는 ‘장생포 호러페스티벌’이다.
공포 영화 속에 들어와있는 듯 실감난다. 장생포 호러페스티벌(사진=울산 남구청)
축제의 무대가 되는 고래문화마을은 과거 우리나라 고래잡이(포경)가 가장 번성했던 시절의 장생포 옛 마을 풍경을 정교하게 복원한 공간이다. 당시 삶의 터전이었던 장생포 초등학교와 우체국, 방앗간, 정겨운 옛 점포들은 물론, 당시의 산업 현장을 보여주는 고래해체장까지 다양한 건물이 미로처럼 촘촘히 얽혀 있다.
고래문화마을 전경, 뒤로 웨일즈 판다지움과 울산대교(사진=이효태)
마을 곳곳의 건물이 축제 무대가 된다(사진=울산 남구청)
8월 14일부터 3일 간 열리는 축제는 해가 진 뒤 시작된다. 낮에는 그렇게나 정겹던 골목길과 향수 가득한 점포는 실감나는 공포 영화 세트장이 된다. 전문 배우들의 실감 나는 분장과 연기는 다 알고 오는 축제인데도 서늘한 전율을 선사한다. 여기저기 골목길에서 비명 소리가 난무하는 한바탕 연극이 끝나면, 마을은 호러 미디어 퍼포먼스, EDM 파티가 열리며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포경 역사와 고래의 생애를 조명하는 장생포고래박물관(사진=이효태)포경 전진기지에서 액티비티의 성지로 호러 페스티벌만 즐기고 가기에는 장생포가 가진 매력이 참 크다. 과거 포경의 전진기지이자 고래와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삶터였던 장생포는 고래박물관과 생태체험관을 중심으로 고래의 역사와 생태를 보존하는 국내 유일의 고래 문화 중심지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유서 깊은 유산들 위로 여행자들의 심장을 뛰게 할 최신식 액티비티들이 들어서며 한층 더 활기찬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저절로 손잡이를 쥐게 되는 속도감, 웨일즈카트(사진=이효태)
고래문화마을 오르막길 끝자락에는 독일에서 제작된 국내 최초의 전용 레일 순환 동력식 자기부상 카트인 ‘웨일즈카트’를 만날 수 있다. 총길이 1,050m의 트랙을 최대 시속 40km로 내달리는 익스트림 시설로 채 2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바람을 가르며 선사하는 스릴이 상당하다. 동반 탑승 시 요금 할인 혜택도 제공되니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즐기기 좋다.
차마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던 웨일즈스윙, 최고의 전망이 발 아래(사진=이효태)
또 다른 명물은 미디어아트 전시관 ‘웨일즈판타지움’ 옥상에 위치한 ‘웨일즈스윙’이다. 14m 높이에 달하는 거대한 공중그네에 몸을 실으면 울산대교와 광활한 울산만이 발아래로 펼쳐지며, 마치 푸른 바다를 향해 날아오르는 듯한 짜릿한 전율을 안겨준다.
장생포 모노레일(사진=이효태)바다와 야경을 품은 새로운 휴식 공간 스릴 만점 놀이시설에 이어 감성적인 문화 공간도 여행자를 맞이한다. 장생포고래박물관 바로 옆에 들어선 ‘더 웨이브(The Wave)’는 모노레일 이용객이 미디어파사드를 관람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삼나무를 활용한 유연한 중목구조 건축미가 돋보이며, 옥상 전망대에 오르면 탁 트인 장생포 바다와 건너편 울산공단의 거대한 실루엣이 이색적인 파노라마 뷰를 완성한다.
모노레일을 타면 터널형 미디어아트를 볼 수 있는 더 웨이브, 전망대는 자유롭게 이용 가능(사진=이효태)
가족과 함께 장생포를 찾는 가족은 주목.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최초의 체류형 숙박시설인 ‘고래잠’이 올 하반기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옛 해군 숙소를 리모델링해 역사성을 살린 공간으로 총 11개 객실 규모의 가족형 힐링 숙소다. 3~4인 가족끼리 여행을 할 때 제일 부담스러운 것이 규모와 가격일 터. 고래잠은 이 모든 것을 만족시킨다.
개장이 기대되는 장생포의 새로운 숙박시설 고래잠(사진=이효태)
이용 요금은 4인 평일 기준 비수기 5만 원, 성수기 7만 원 선이며 추가 인원 발생 시 1인 1만 원으로 책정되었다. 여름이나 가을에는 일대 수목이 울창한 장생포공원의 아늑한 풍경도 덤으로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