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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욱 "김부장 신드롬? 저도 이유를 모르겠어요" [인터뷰+]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주강찬 역 배우 주상욱
주상욱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소속사 HB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종영 인터뷰에서 "시청률이 이렇게까지 나올 거라 다들 생각 못했을 거다"며 "이런 작품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부장'은 남한으로 귀화한 공작원 출신 김부장(소지섭 분)이 딸 민지(서수민 분)를 키우기 위해 평범한 일상을 살던 중, 딸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민지를 위해 동료들과 숨기고 살았던 능력을 발휘하며 절대악 주강찬(주상욱 분) 일당을 척결하는 사이다 전개에 시청률은 고공행진을 기록했고, 지난 25일 전국 일일시청률 23.0%(닐슨코리아, 이하 동일 기준)로 막을 내렸다.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공약이었던 13%를 훌쩍 뛰어넘는 15.7%를 기록한 '김부장'이었다. '김부장' 돌풍에 주상욱은 "영광"이라면서도, "왜 이렇게 인기 있는 거 같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김부장'의 절대악 주강찬을 연기하기 위해 30년 차 배우 인생 중 처음으로 금주를 하며 캐릭터를 완성했다는 그는 "가기 싫고 불편한 촬영장도 있고, 늘 즐거운 촬영장이 있는데, '김부장'은 항상 가고 싶고, 늘 즐거웠다"면서 지난 시간을 추억했다. 다음은 주상욱과 일문일답.
"이렇게까지 나올 거라 생각 못했다. 다들 그랬을 거다. 시청률 공약도 13%였고. 그런데 방송 2회 만에 돌파했고. 다들 '이게 뭐지' 하다가 여기까지 온 거 같다. 저도 오랜만에 이런 작품에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감사하다는 말 말고는 무슨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말도 안 되는 기록적인 시청률이니까. 20%는 상상도 못했다."
▶ 윤경호의 '시청률 13% 달성 시 13시간 묵언수행' 공약을 던진 장본인이다.
"웃자고 한 얘긴데, 제작발표회 진행자였던 박경림 씨가 결정을 해줬다. 시청률이 넘었다는 소식이 나온 후 바로 (윤경호에게) 전화가 왔다. 'CCTV처럼 설치해 13시간을 해보자', '빨리감기로 13시간을 보여주자' 이런저런 말을 나눴다. 내부적 회의를 해서 하기로 했다 하더라. 그래서 라디오 '컬투쇼'에서도 말을 안 해서, 제가 나가게 됐다. 가서 경호도 좀 놀려주고. 그런데 미안한 게, '드라마가 이렇게 잘 됐는데 왜 내가 묵언수행 해야 하냐'고 하는데, 맞는 말이라.(웃음) 그래도 좋고 재밌는 추억이 됐을 수 있으니까."
▶ '김부장'이 넷플릭스를 통해 인기를 얻으면서 해외 팬도 늘어난 거 같다.
"인스타그램을 안 했는데, 갑자기 팔로우도 늘고, '어느 나라 말이지?' 싶은 댓글도 있다. (아내인) 차예련 씨 유튜브 구독자수도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조회수는 꽤 나왔는데, 오랜 시간 13만명 정도로 정체돼 있었다. 그런데 15만명 정도가 됐다. 댓글도 '주강찬 보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하더라. 그래서 인스타그램도 이제 열심히 하려고 한다."
▶ '김부장'의 주강찬은 이전까지 보여준 역할과 전혀 달랐다. 어떻게 출연했을까.
"악역인데, '이래도 되나', '드라마 끝나고 식당 가면 나한테 욕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쁜 놈인데, 이게 배우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눈에 보이기도 쉽고. '악역 좋다' 하고 시작했다. 그리고 의외로 방송이 나갔는데 맞는 것도 좋아하시고. 정말 나쁜 놈인데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 이렇게 사랑받는 악역이 된 비법이 있을까. 상의 탈의도 하고, 준비한 것도 많아 보였는데.
"요즘에는 드라마는 드라마고, 현실은 현실이라고 생각해 주시는 거 같아 더 다행이다. 그리고 누가 봐도 악역인데, 그런 이미지가 아니라서 신선한 거 아닌가 싶다.(웃음) 저보다 특수분장팀이 고생을 많이 했다. 첫 등장이 사우나였다. 평소에도 운동을 하긴 하지만 '어떡하지' 하면서 시간이 많지 않아서 3개월 동안 식단을 하면서 운동도 하루에 두 번씩 하고, 술도 끊었다. 별걸 다 했다.(웃음) 술자리에서 물 마신 건 처음이었다. 딱 봐도 '와' 하는 몸이 되려면 체지방이 한 자리로 내려가야 하는데, 3개월 하니 체지방률이 18% 정도였다. 몸무게는 촬영 당일 6kg 정도 빠져 있었다. 첫 등장이 초반이라 어색한 부분도 있었지만, 잘 나온 거 같아서 만족이다."
▶ 반사회성향이 있는 캐릭터였다. 주강찬을 어떻게 분석했을까.
"주강찬은 악역이지만, 딸을 사랑하고, 딸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인 거다. 그러다가 짓밟히고, 자존심도 무너져서 끝까지 간 거지. 사랑하는 딸을 위해서라고 봤다. 저도 딸 키우는 입장이라 공감하면 잘못된 거지만(웃음) 드라마의 캐릭터로 이해했다. 현실에서는 말이 안 된다. 아무리 딸을 사랑하고,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러면 안 되는 거다."
▶ 가족들 반응은 어떤가.
"일단 15세라 딸은 보여주지 않았다. 15세가 넘어도 보여주진 않을 생각이다.(웃음) 제가 맞고 이런 걸 보면 속상할 거 같아서. 아내는 칭찬은 많이 한다. 금, 토는 다 모여서 드라마를 보는데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 아쉽다."
▶ 열심히 준비한 드라마였는데, 사랑을 받으니 더 기분이 좋았을 거 같다. '김부장'이 왜 이렇게 인기 있는 거 같나.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이런 노력이 합쳐져 이런 결과가 나온 거 같다. 제가 생각할 때 우리 드라마의 인기는 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개인적으로 영화든, 드라마든 지루하지 않고 재밌어야 한다는 사람이다. 메시지가 있다면 더 좋지만, 재밌고, 통쾌하고, 제가 많이 맞았는데 다들 좋아해 주셔서 저도 좋았다."
▶ 주강찬이 정말 강한 설정이었는데, 너무 맥없이 맞기만 하더라.
"대본상에는 저도 같이 때리는 거였다.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는데, 일방적으로 맞는 게 더 나을 거 같다고 결론이 맺어졌다. 그다음이 있으니까. 촬영하면서 이렇게 맞은 게 처음인데, 나름 재밌었다.(웃음) 방송엔 6~7분 정도인데, 하루 종일 찍은 거였다. 테이블을 돌아야 하는데 점심을 먹어도 중간도 못 돌았다. 하루 종일 맞았다. 그래도 잘 나온 거 같다."
▶ 소지섭과 연기는 어땠나.
"이번에 처음 뵀는데, 너무 선한 사람이라 촬영장이 좋았다. 가기 싫은 촬영장, 불편한 촬영장이 있는데 이번엔 기대감이 있었다. 편안함이 있고."
▶ '김부장' 3인방의 호흡이 좋아서 외롭진 않았나.
"많이 외로웠다. 방송에 대사 대부분이 셋이 함께 논의해서 만든 애드리브였다. 그걸 보며 '나도 하고 싶은데', '잘할 수 있는데' 했지만 외로운 인물이라 혼자 묵묵히 촬영을 이어나갔다. 홍보 과정이나 이런 것도, 나도 같이 떠들고 싶은데.(웃음) 경호 씨가 전 촬영할 때 말이 많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제가 더 말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 AI 촬영 장면도 화제가 됐다. 주강찬 장면에도 AI 촬영분이 있었을까.
"저도 몰랐다. 그 현장에 제가 없으면 모르니까. 대본상에는 있는데. '추운데 고생 많았겠다' 했는데, 기사 보니까 AI였더라. 그래서 얼굴을 가린 건가 싶고. 저도 놀랐다. 제가 촬영한 분량엔 AI는 없었다. 저는 생으로 다 했다. 사우나 장면도 냉탕에 들어가서 3시간을 찍었다.(웃음) 온탕도 있었는데, 앵글이 그게 안 나오더라. 그래서 바로 '컷' 하면 바로 옆 온탕에 가고, 그걸 3시간 했다."
▶ 주강찬의 대사들이 분노를 유발했다. 연기하면서 화났거나 이해하기 힘든 지점은 없었나.
"대사가 심해 보였다. 그런데 그게 주강찬이 김부장 친구들에게 맞을 빌미를 제공한 거 같다. 주강찬 대사 중에 딸과 하는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진짜 네가 그랬냐. 나한테 말하면 대신 죽여줄 텐데'라고 할 때 제정신이 아닌 거 같았다. 그러고 딸인 혜리(유지안 분)를 때렸는데, 살면서 여자 때린 게 처음이었다. 그런 장면이 주강찬의 소시오패스적인 면을 보이도록 한 게 아닌가 싶다."
▶ 실제로 딸이 그렇게 사고를 치고 들어온다면 어떻게 할 거 같나.
"그럼 같이 죽는 거다. 말이 안 된다. 현실에서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저희 딸은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라 아직 그런 게 없지만, 요즘 학폭이나 이런 게 많은데 가해자가 됐든, 피해자가 됐든 뭐가 됐든 특단의 조치를 취할 거 같다. 말이 안 된다."
▶ 실제로는 어떤 아빠인가. 딸도 아빠가 배우인 건 인지하고 있을까.
"사이가 좋다. 무조건 잠도 저랑 잔다. 학교 갈 때도 제가 데려다준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하면 '둘 다'라고 하지만, '아빠가 무서워, 엄마가 무서워'하면 1초도 생각 안 하고 '엄마'라고 한다. 사춘기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다. 아빠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 딸이 아빠와 엄마가 뭐하는 사람인지는 안다. 그런데 정확하게는 아직 잘 모르는 거 같다."
▶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거 같다. 드라마에서 분량이나 포지션 같은 것들에 신경을 썼는데, 그보다는 캐릭터가 가진 힘들에 대해 더 고민하게 됐다. 그런 부분이 배우 생활을 하면서 예전보다 편안해진 거 같다. 설마 다음에 또 실장님을 하겠나.(웃음)"
▶ 실장님 대표 배우였는데 이번에 회장님이 돼 재밌기도 했다.
"이런 이미지가 전 괜찮다고 생각했다. 실장님 소리를 지겹게 듣고, 사극을 해도 왕이라서 '넌 또 그러냐' 이런 말들 많이 들었다. 그런데 회장이라는 직함보다는 캐릭터가 중요하다고 본다. 갑자기 너무 평범한 아버지 역할을 하면 안 어울릴 거 같기도 하고. 캐릭터를 많이 볼 거 같다.(웃음)"
▶ 원작은 봤을까. 원작에서 주강찬이 척결되는데, 시즌이 이어지는 부분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없을까.
"시즌2, 시즌3에 대해 어떻게 할지 모르겠지만 시즌2는 하지 않을까. 웹툰 내용이 있으니까. 원작에선 주강찬이 사라지는데, 드라마에선 나타나서 또 뭔가를 꾸민다면 '질린다', '그만해라' 그럴 거 같다. 시즌1까지의 내용이 딱 좋은 거 같다. 그럼에도 10부작은 조금 아쉽다. 50부작 정도했어야 했는데.(웃음) 그래도 정말 잘돼 시즌을 이어갈 거 같다. '범죄도시'처럼 '김부장' 빌런을 기대할 수 있을 거 같고."
▶ 주강찬의 엔딩은 만족하나.
"처절하다. 다행히 맞지는 않지만, 처참하다.(웃음) 그래도 마지막 발악을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3인방은 큰 위기는 겪어야 하지 않겠나. 마지막까지 재밌었다."
▶ '김부장' 포상휴가 말도 나오고 있다. 괌에 가는 걸 논의 중이라고.
"전 갈 거다. 배우들이 다 안 간다고 하면 안 가지만, 전 여권 제출했다.(웃음) 제가 수많은 작품을 했는데, 포상휴가 기회가 이번이 3번째다. '자이언트' 때는 포상휴가 개념이 없었다. 어느 순간 다 같이 여행 가고 했는데, 그 2번을 다 못 갔다. '대군', '굿닥터' 모두 참가하지 못해서 이번에 꼭 다 같이 가면 즐겁지 않을까 싶다. 사진도 많이 찍고. 시즌2가 있으니까 다들 팀워크를 다지고, 저는 응원차 가는 거다."
▶ 이 작품을 통해 악역에 더 욕심이 생겼을까.
"그건 아니다. 그보다는 이런 무게감이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더라. 장르적인 부분이 있는 것들. 판타지도 좋고. 액션은 이제 제가 좀 때리는 걸로 하고 싶다. 잘할 수 있다.(웃음) 맞는 건 몸이 더 힘들긴 하더라. 때리는 건 온 어깨랑 팔이 아픈데, 맞는 건 온몸이 다 아프다."
▶ 1998 KBS 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경력 30년 차다. 연기에 임하는 마음가짐에 달라진 것들이 있을까.
"당연히 예전과는 다르다. 나이도 있고. 이 나이에 해야 하는 역할들이 있고. 제 위치가 있고. 그래서 무게감 있는 배역을 찾게 되는 거 같다. 오랫동안 연기를 했고, 작품을 하면 이젠 제가 거의 선배의 입장이라, 극에서 무게감을 가질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현장에서 '연기가 말이야'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건 이상하지 않나. 그런데 솔직히 30년까진 아닌 거 같다.(웃음) TV에 얼굴을 처음 비춘 게 그때지만, 이후 군대도 다녀오고 많이 쉬었다. 그래도 20년 정도 지나긴 했지만. 연기는 계속할 거 같다. 현장이 즐겁다. 가면 갈수록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 찾기가 쉽지 않은데, 현장만이 가진 에너지가 있다. 그런 에너지를 발산하고 싶고, 활력이 된다."
▶ '김부장'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주강찬이 짜증 나는 악역일 수 있는데, 사랑해 주시는 게 감사하다. 주상욱을 응원해 주시는 거 같아서 힘이 난다.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좋은 작품, 좋은 배우로 남도록 노력하겠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구독', '좋아요' 부탁드린다.(웃음)"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