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피해 지원 과정에서 확인된 불법 사이트가 3만4628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개별 영상 삭제를 넘어 광고와 결제, 서버 등 불법촬영물 유통 생태계 전반을 추적해 차단과 수사에 활용하기로 했다.

26일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불법촬영물 등이 유통된 사이트 3만4628개의 운영 상태와 피해 콘텐츠, 광고, 결제 수단, 서버 기반시설을 연계해 분석한 결과 국내 상용망에서 접속할 수 있는 불법 음란 사이트는 3832개였다. 해외 우회접속망(VPN)으로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는 6683개로 파악됐다.

나머지 사이트는 도박 등 다른 유형으로 바뀌었거나 운영이 중단된 것으로 조사됐다. 접속 오류가 발생했거나 이미 차단된 사이트도 포함됐다. 성평등부는 사이트 주소만 확인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국인 피해 영상의 유통 경로와 불법 배너광고, 유료 결제 구조를 함께 분석했다.

분석 과정에서는 동일한 운영자가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이트 집단이 확인됐다. 불법 사이트가 폐쇄와 개설을 반복하거나 주소를 바꿔 운영하는 만큼 개별 사이트를 삭제하는 방식만으로는 유통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성평등부는 분석 결과를 불법 사이트 삭제와 접속 차단, 운영 조직 추적에 활용할 계획이다. 수사기관에도 사이트 운영자와 결제, 서버 관련 자료를 수사 단서로 제공한다. 구체적인 분석 내용과 대응책은 다음달 발표할 ‘불법 사이트 통합 대응방안’에 담는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개별 사이트 단위의 대응을 넘어 불법촬영물 유통 구조와 생태계를 규명했다”며 “분석 결과를 유통 차단과 수사 지원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