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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4000m서 펼쳐지는 중국의 '고원 경제' 실험 [차이나 워치]
야크 뼈 도자기부터 고원 와인까지…산업 기지로 변모한 티베트
고원 자원을 신산업으로 육성…의학·도자기·양봉·와이너리
관광과 결합한 고원 산업…돈 되는 약초·와인·꿀
고원 자원을 신산업으로 육성…의학·도자기·양봉·와이너리
관광과 결합한 고원 산업…돈 되는 약초·와인·꿀
중국 중앙정부의 대규모 재정투자와 기반시설 확충, 복지·교육 지원까지 맞물리면서 티베트는 보존의 공간을 넘어 고원 특화 산업과 생활 인프라를 함께 키우는 성장 실험에 들어섰다.
장약·골질자기·와인 산업화 본격화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둘러본 티베트에선 전통문화가 현대식 생산시설과 관광산업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었다. 실제 중국이 티베트에서 민족 단결과 함께 강조하는 것이 경제 성장이다. 특색 있는 고도 경제를 기반으로 산업·관광을 결합해 주민들의 생활 수준을 빠르게 개선시키기 위해서다.
배합된 원료는 정량에 맞춰 나뉜 뒤 멸균 환경에서 용기에 자동으로 투입되고 포장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현재 명칭은 질병을 없애고 복을 가져오는 신약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게 간루장약 측의 얘기다.
중국 내에선 티베트 전통 의학을 민간 요법이 아닌 독자적인 이론 체계를 가진 완성된 의학으로 본다. 2000년 넘게 이어진 독자적인 의학 체계를 갖춘 것으로 여겨지며 기·바람, 담즙·불, 점액·물과 흙의 성질을 근거로 균형이 깨질 때 질병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간루장약은 이같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현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인 칠십미진주환 배합 기술과 쭤타이 제련 기술을 온전히 보유하고 있어서다. 쭤타이는 수은을 비롯한 광물성 원료를 여러 천연 재료와 함께 반복 가공해 만드는 티베트 전통 약재다.
간루장약 관계자는 "현대화에 성공해 안정적이고 일관된 품질의 약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칠십미진주환의 뇌혈관 질환 관련 작용과 임상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고 신형 의료 기기를 개발하는 식이다.
티베트 고원에서 채취하거나 거래되는 약재가 세척과 선별, 가공, 배합, 포장 공정을 거쳐 상품으로 전환되는 구조였다.
유효 성분과 독성, 복용량에 대한 기준도 필요하다. 이런 측면을 감안해 티베트자치구는 의사의 경험과 판단에 의존하던 지식을 공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표준과 데이터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했다.
야크 뼈가 3300위안 찻잔으로
고지대에 서식하는 소의 일종인 야크 뼈를 활용한 고급 도자기 생산도 또 다른 시도다. 라싸경제기술개발구에 위치한 롄화즈바오를 방문하니 중국의 도자기 문화와 티베트의 전통 문화를 융합한 다양한 도자기가 전시돼 있었다.이곳에선 티베트 전통 탕카, 구게왕국 암각화 등 티베트의 풍부한 문화 요소를 현대 도자기 공예와 결합해 독특한 문화적 매력을 지닌 제품을 개발하고 있었다.
티베트의 청정 환경에서 자란 덕분에 야크 뼛가루는 산화철 함량이 제로(0)에 가깝고 다른 지표들도 일반 소·양에 비해 우수하다는 게 롄화즈바오 측의 설명이다.
현장에서 독특한 문양의 매끄럽고 화려한 찻잔이 탐나 구입하려고 가격을 문의하니 한 세트에 3300위안(약 71만원)이라는 답변이 돌아와 구입을 포기하기도 했다.
'세계의 지붕'을 성장판으로
와이너리와 양봉도 티베트가 주력하고 있는 성장 산업이다. 평균 해발 3620m에 자리한 파주와이너리는 고원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 관광·숙박을 결합한 복합시설이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포도밭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다. 극한의 환경을 경쟁력으로 전환한 티베트를 대표하는 와이너리이기도 하다.일교차가 20°C를 넘고 자외선이 강한 환경은 포도가 스트레스를 받게 해 안토시아닌(항산화 물질) 함량을 평지 산지의 6~12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 높은 고도의 강한 자외선이 천연 살균막 역할을 해 병해충 발생이 현저히 낮아 유기농 재배가 가능해졌다.
창업자인 장량푸는 텐트 한개와 벌통 20개를 들고 티베트에서 가장 순수한 벌꿀을 생산하겠다는 뜻을 세웠다. '밤을 함께하는 벌 소리'라는 시적인 기업명도 그가 초창기 텐트 안에서 벌들이 꿀을 만드는 소리를 들었던 경험에서 영감을 받아 지었다.
라싸=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