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천 뉴스
스마트 워치 가민은 왜 이태원 한복판에 운동 센터를 지었나 [정소람의 핫플 스캐너]
종합 웰니스 경험 설계한 가민 이태원
스마트워치 브랜드 가민이 최근 문을 연 '가민 브랜드샵 이태원점'은 단순히 시계를 파는 쇼룸이 아니다. 직접 몸을 움직여 땀을 내고, 내 몸이 만들어내는 생체 데이터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일종의 ‘데이터 기반 웰니스 실험실’에 가깝다.
땀 흘리고 샤워까지 히는 매장
가민이 만든 새 매장의 핵심은 지하 1, 2층 공간이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웰니스 스튜디오'는 요가나 필라테스 같은 정적인 운동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지하지만 통창 너머로 이태원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져 답답함이 없다. 가민 워치를 차고 '명상' 버튼을 누른 후 잠시 매트에 앉아 생각을 비워내니 실시간으로 생체 데이터가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 층 더 내려가면 더 다이내믹한 운동 커뮤니티 공간이 기다린다. 로잉 머신과 월 볼 같은 격렬한 무산소와 트래드밀 등 유산소를 복합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트레이닝'이 가능하다. 스마트 인도어 사이클 트레이너 뿐 아니라 샤워실, 50여개의 안면 인식 기반 보관함도 갖추고 있다. 가민 워치와 함께 몇 가지 운동을 진행해 보니 기기 동작별로 정확한 운동 시간과 소모 칼로리가 나타났다. 또 심박변이도(HRV), 운동강도, 최대 산소 섭취량(VO2 Max), 스트레스 지수, 자극된 근육 부위 등도 상세하게 화면에 그려졌다.
지상으로 올라오면 분위기는 다시 반전된다. 1층 카페 '페이즈(Phase)' 한쪽 벽면에는 2003년 세상에 처음 나온 최초의 GPS 러닝 워치 '포러너 201'부터 최신 모델인 '포러너 970'까지 20여 년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카페 메뉴 역시 프로틴 음료나 오트, 아몬드브리즈 등을 활용한 건강 음료와 스낵 등으로 구성해 운동 후 영양소를 챙길 수 있도록 했다.
하늘부터 바다 밑까지… '스포츠 광기'가 만든 제품 생태계
제품 진열 공간에선 가민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전문성이 드러난다. 보통 '러닝 워치'로 유명하지만, 이곳에 전시된 라인업은 인간이 움직일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을 커버한다. '디센트 시리즈'는 바닷속 깊은 곳까지 커버가 가능한 다이빙용 시계다.수중 환경에서도 밝게 잘 보이는 화면을 구현했고, 수중에서의 위치 추적과 안전을 위한 통신까지 가능하다. 골프 전용인 '어프로치 시리즈'는 전세계 4만3000여개의 코스를 시계 안에 내장했고, 일부 모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클럽 선택까지 도와주는 캐디 기능을 갖췄다.
수면과 회복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제품도 구비돼 있다. 디스플레이가 없는 형태로 팔뚝에 감는 수면 밴드는 수면 단계와 리듬 뿐 아니라 여성의 배란 주기까지 추적한다. 가민 측은 "자는 동안 충전된 에너지를 '바디 배터리' 수치로 환산해준다"며 "다음날 고강도 훈련을 해도 될지, 쉬어야할 지 과학적으로 판단이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가민은 최근 손목 위에 차는 화면 없는 시계 '서카 스마트 밴드도 출시했다.
휴식까지가 진짜 '웰니스'
이 매장에서 느낀 건 스마트 워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오늘 운동을 얼마나 잘했느냐'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면, 최근에는 '그래서 얼마나 잘 회복했느냐'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 심박수, 수면의 질, 스트레스 지수 등을 고려해 잘 쉬고, 잘 자고 회복해야 더 건강한 내일의 움직임이 가능하다는 것.
내 몸을 데이터로 이해하고 관리하는 삶의 방식을 공간이라는 언어로 번역한 가민의 이태원 매장, 더 체계적인 운동을 하고 싶거나 내 몸이 잘 쉬고 있는 지 궁금하다면 한번 쯤 찾아가 볼만하지 않을까.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