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경규.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방송인 이경규.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방송인 이경규가 최근 제기된 건강 이상설에 대해 직접 해명하며 뇌 건강검진을 받은 사실을 털어놨다.

지난 23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갓경규' 영상에서 이경규는 과거 영상에서 발음이 어눌하다는 반응을 접한 뒤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정밀진단을 받았다. 담배는 끊었지만 음주는 이어오고 있다고 밝힌 그는 "과거와 달리 물건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는 등 기억력이 예전만 못하다"고 고백했다.

전문의가 치매 초기의 대표적 증상으로 단기 기억력 저하와 반복적인 질문을 제시하자 이경규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평소 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느냐는 물음에 그는 나지막이 "예"라고 인정하며 씁쓸해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어 이경규는 점심 메뉴조차 제대로 떠올리지 못해 당황하는 기색을 드러냈다. 바지에 손을 문지르는 등 불안해하던 그는 한 시간 전에 먹은 메뉴를 가까스로 기억해냈다. 연이어 오늘 날짜와 요일을 묻는 질문에도 "오늘 26년도죠? 월드컵 때문에 안다"고 응답했으나 전부 오답을 내놓아 현장을 혼란에 휩싸이게 했다.

이경규의 상태를 확인한 전문의는 "10점 만점에 6~7점으로 보인다. 치매 초기 검사를 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라며 정밀 검사를 권고했다. 뜻밖의 진단에 이경규는 충격을 받은 듯 심장이 덜컥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내 "검사를 받아봐야겠다"고 항변했다.

영상 말미 이경규는 강한 절주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제작진 앞에서 "전에 담배 끊을 때도 '하 담배를 끊으면 무슨 낙으로 살지?'했는데 또 나름 다른 낙이 있는 거 같다. 너무 거기만 매달리면은 안 된다"며 "술도 한 달에 한 두 번으로 대폭 줄여볼까 생각한다. 또 지속해서 운동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부연했다.
/사진=유튜브 갓경규 갈무리
/사진=유튜브 갓경규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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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유튜브 갓경규 갈무리
/사진=유튜브 갓경규 갈무리
/사진=유튜브 갓경규 갈무리
전문가들은 이경규가 방송에서 보여준 자가 증상과 행동들이 치매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의심 징후라고 입을 모은다.

대한신경과학회 및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등 치매 초기 단계에서는 가장 먼저 '단기 기억장애'가 찾아온다. 뇌의 뇌교 및 해마 부위 손상으로 인해 새로운 정보가 뇌에 저장되지 않으면서, 방금 나눈 대화나 불과 수 시간 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동일한 질문을 되풀이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여기에 오늘 날짜, 현재 계절, 자신이 있는 장소 등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는 '시간 및 공간 지남력 저하'가 동반된다. 이는 단순 건망증과 달리 힌트를 주어도 원래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이 외에도 치매 초기에는 평소 사용하던 단어가 선뜻 떠오르지 않아 말문이 막히는 언어능력 저하, 계산 실수, 늘 수행하던 익숙한 일상의 순서를 헷갈려하는 수행능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성격이 급격히 변하거나 의욕이 저하되고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감정 기복 역시 주요한 초기 전조증상으로 꼽힌다.

이러한 전조증상이 의심될 경우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대처의 핵심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가 제안하는 '치매예방 수칙 3·3·3'에 따르면,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3회 이상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실천하고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습관이 권장된다. 반면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3가지 요소인 음주, 흡연, 뇌 손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조기 검진을 통해 초기 단계에서 치매를 발견할 경우, 약물치료와 인지재활 치료를 병행하여 진행 속도를 크게 지연시키고 증상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만 60세 이상 고령층뿐만 아니라 단기 기억력 저하를 느끼는 중장년층 역시 전국 보건소 내 치매안심센터나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해 매년 정기적인 선별검사를 받을 것을 당부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