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을 지키는 일을 정부와 전문가만의 영역에 둘 게 아니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여하는 문화로 만들고 싶습니다.”

오희영 대표 "시민이 나서 세계유산 보호…지드래곤도 힘 보탠다네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 부산에서 세계유산 보호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시민운동이 출범했다. 유네스코 홍보대사인 지드래곤과 그가 설립한 저스피스재단이 함께 이끄는 캠페인 ‘헤리티지 인 피스(Heritage in Peace)’ 얘기다. 오희영 저스피스재단 대표(사진)는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민간 주도의 릴레이 세계유산기금 캠페인”이라며 “시민의 참여를 세계유산 보호 활동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오 대표에 따르면 재단은 국가유산청과 부산시의 협조 아래 민간 기부금을 모아 세계유산기금에 전달할 예정이다. 부산 소재의 스타트업 등 민간 기업들도 캠페인에 힘을 보탰다. 기부금은 전쟁, 기후 위기, 자연재해 등으로 위협받는 세계유산을 보호하는 데 사용된다.

향후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도시들에도 자발적 캠페인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올림픽 성화가 개최지를 거쳐 이어지듯 세계유산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더 많은 도시로 확산시키겠다는 것. 글로벌 아이콘인 지드래곤이 전면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오 대표는 “한 사람의 메시지가 공감을 형성하고, 지지 서명과 기부로 이어져 실질적인 세계유산 보호의 힘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K팝과 아티스트의 글로벌 영향력을 단순한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고, 시민 참여를 끌어내는 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부산이 지닌 상징성도 크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피란민과 국제사회의 연대로 공동체를 지켜낸 도시가 70여 년 뒤 인류 공동의 유산을 지키는 연대의 첫 ‘봉화’를 올린 것이다. 오 대표는 “세계유산을 지키는 일은 결국 미래의 평화를 지키는 일”이라며 “부산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세계의 도시와 시민을 연결하는 지속 가능한 글로벌 시민운동으로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혜원/정소람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