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 / 사진=대우건설 제공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 / 사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이 미국·동남아시아·아프리카 등 3대 글로벌 전략시장 가운데 동남아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양대 거점으로 삼아 도시개발에서 데이터센터, 원자력발전, 에너지 인프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디벨로퍼' 전환을 꾀하는 모습이다.
○스타레이크 성공 방정식, 신도시로 확대

23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베트남은 이 회사의 해외 개발사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실적을 낸 시장으로 꼽힌다.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가 대표적이다. 대우건설은 이 사업에서 기획과 토지보상, 인허가, 자금조달, 시공, 분양, 운영·관리까지 개발 전 과정을 직접 수행했다. 단순 공사 도급이 아닌 시행 주체로 참여해 개발 역량을 입증한 사례다. 삼성전자와 CJ, 이마트, 신라호텔 등 국내 주요 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도 했다.

이 경험은 후속 도시개발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흥옌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은 타이빈시 일대 96헥타르(㏊) 부지에 주거·상업시설과 아파트, 사회주택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2035년 준공이 목표다. 동나이성 '년짝 신도시 개발사업'은 55㏊ 규모로 아파트와 빌라, 복합상업시설 등이 들어선다. 토지보상과 기반시설 공사를 마쳐 용지 매각과 자체 개발이 모두 가능한 단계에 들어섰다. 올해 빌라 분양도 예정돼 있다.
올해 4월 23일 대우건설은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 마련된 한-베 MOU체결식에서 사이공텔과 ‘베트남 데이터센터 사업 공동참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가운데 왼쪽 한승 대우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과 가운데 오른쪽 응우옌 캄 푸어 사이공텔 CEO / 사진=대우건설 제공
올해 4월 23일 대우건설은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 마련된 한-베 MOU체결식에서 사이공텔과 ‘베트남 데이터센터 사업 공동참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가운데 왼쪽 한승 대우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과 가운데 오른쪽 응우옌 캄 푸어 사이공텔 CEO / 사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은 도시개발을 넘어 국가 기간 인프라 시장 진입도 타진하고 있다. 지난 4월 베트남 정보기술(IT)·인프라 개발기업 사이공텔과 데이터센터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은 것이 출발점이다. 베트남 정부가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를 손질하고 투자 확대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AI) 시대 디지털 인프라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닌투언 원전 2호기와 베트남 남북 고속철도 사업 참여도 준비 중이다. 특히 닌투언 원전 2호기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에 이은 'K-원전'의 차기 수출 후보로 거론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쌓은 원전 시공 경험을 앞세워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팀코리아' 일원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융복합 모델' 제안

인도네시아도 대우건설이 집중 육성 중인 전략시장이다. 1986년 첫 진출 이후 약 40년간 크라프트 제지공장과 디스트릭트8, 탕구 LNG 확장 프로젝트 등 건축·플랜트·산업설비 분야에서 7건, 5억4000만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했다.

축적된 실적을 발판으로 도시개발에도 나선다. 지난 4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열린 한·인도네시아 경제협력 행사에서 시나르마스 랜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BSD 신도시 개발 MOU를 체결했다. 자카르타 서남부 BSD 신도시 내 46㏊ 부지에 1500가구 규모의 단독주택과 상가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한국형 주거 문화를 접목한 단지로 조성해 지역 랜드마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난 9일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이 토도투아 파사리부 차관 등 주요 정부 인사와 면담을 가졌다. 사진 가운데 왼쪽 방향으로,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 토도투아 파사리부(Todotua Pasaribu) 투자·다운스트림부 차관, 안디 마울라나(Andi Maulana) 투자서비스국 국장, 리코 루스톰비(Rico Rustombi)) 투자·다운스트림 산업부장관 특별보좌관  / 사진=대우건설 제공
지난 9일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이 토도투아 파사리부 차관 등 주요 정부 인사와 면담을 가졌다. 사진 가운데 왼쪽 방향으로, 대우건설 정원주 회장, 토도투아 파사리부(Todotua Pasaribu) 투자·다운스트림부 차관, 안디 마울라나(Andi Maulana) 투자서비스국 국장, 리코 루스톰비(Rico Rustombi)) 투자·다운스트림 산업부장관 특별보좌관 / 사진=대우건설 제공
에너지와 디지털 인프라를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도 제안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 9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수긍 수파르워토 하원 에너지위원장, 토도투아 파사리부 투자·다운스트림부 차관 등을 만나 LNG 플랜트와 발전 인프라, 소형모듈원전(SMR),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를 한데 묶는 '올인원 융복합 개발모델'을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관심을 보이며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는 사업 추진에 공감대를 형성한 단계로 현지 실사와 구체적인 사업계획 수립, 정부와의 추가 협의가 남아 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에서 검증한 도시개발 모델을 인도네시아로 확산하는 동시에 데이터센터와 원전, 철도, 발전 인프라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도시개발과 에너지, 디지털 인프라를 묶은 복합 개발 모델은 시공 위주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기획·투자·개발·운영을 아우르는 개발사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단순한 해외 진출 시장이 아니라 미래 성장을 이끌 핵심 전략 거점"이라며 "국가별 성장전략에 맞춘 맞춤형 사업을 지속 발굴하고 현지 정부·파트너와 협력해 동남아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