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의 한 산업단지에서 플라스틱 사출 업체를 운영하는 70대 이모씨는 요즘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1남1녀의 자녀가 모두 회사를 물려받을 뜻이 없어서다. 40대 아들은 중국에서 별도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고, 가정주부인 30대 딸은 사업에 관심이 없다. 이씨는 20여 년 전 3억원에 사들인 공장 부지가 최근 수십억원을 호가하자 공장을 팔고 사업을 접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처럼 자녀가 승계를 원하지 않거나 마땅한 후계자를 찾지 못해 문을 닫는 중소기업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중소기업 최대주주가 회사를 임직원이나 다른 기업, 사모펀드(PEF) 등 제3자에 넘길 때 양도소득세 부담을 낮춰 매각을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일자리와 기술을 보존하기 위해서다. 2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인수합병 등을 통한 중소기업 승계 양도소득세 특례’(가제)를 마련해 2027년 세제개편안에 반영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현행법상 비상장 중소기업 대주주가 회사를 팔면 양도차익에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과세표준 3억원 이하에는 20%, 3억원 초과분에는 25% 세율이 적용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세율은 각각 22%, 27.5%다. 정부는 ‘제3자 승계’로 인정되는 매각 거래 때 현행(20~25%)보다 낮은 양도소득세 특례세율을 적용하거나 양도차익의 일정액을 비과세·과세이연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특례세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특례 적용 대상은 경영자가 고령이고 후계자가 없어 제3자 승계가 필요한 비상장 중소기업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경영자가 운영하는 중소기업은 전국 236만 개에 달했다. 이 가운데 후계자가 없는 기업 비중은 28.6%로 약 67만5000곳이었다. 이런 기업의 경영권을 친족이 아니라 제3자가 주식 매매 등의 방식으로 넘겨받을 경우 이를 기업승계로 폭넓게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자가 일정 기간 사업을 계속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조건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익환/김일규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