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 / 사진=문경덕 기자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 / 사진=문경덕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는 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박 전 처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에겐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2년 6개월 선고됐다.

박 전 처장은 다수 공무원을 배치해 스크럼을 짜고 체포 방해를 지휘한 혐의 등을 받았다. 재판부는 “박 전 처장은 관저 데스크에서 체포 영장 집행 저지를 총괄했다”며 “구속영장 원본을 보고 위법성을 고지받았음에도 집행을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처장은 사건 전에 이광우 전 본부장 등 경호처 간부들과 대화에서 “(공수처가) 윤 전 대통령을 잡아가게 둘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훈 전 차장에겐 박 전 처장보다 높은 형량(징역 5년)이 선고됐다. 윤 전 대통령은 사건 발생 전 김 전 차장 및 이 전 본부장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체포영장 집행 방해를 위해 총기 등 휴대한 무기를 보여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차장은 오찬 종료 후 대테러 과장 등에게 “직원 근무 교대 방식을 차가 아닌 도보로 바꿔라”면서 “기관단총 등을 보여주며 걸어가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본부장도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전 본부장 역시 무장 대응의 위험성 등을 인식했음에도 현장에서 지휘 총괄을 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김신 전 가족 경호부장도 무력을 행사해 체포 영장 집행 방해에 가담한 점이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내란 범죄 수사 피의자인 윤 전 대통령의 수사와 사법적 절차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고 질타했다. 경호처 간부들은 재판 과정에서 경호 대상자에게 가해지는 위험을 제거하는 등 통상 경호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적법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 집행이 경호 대상자인 윤 전 대통령에게 가해지는 신체적 위험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박 전 처장, 김 전 차장, 이 전 본부장은 도주 우려가 있어 선고 직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한편 체포영장 집행 방해를 경호처에 지시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은 최종 징역 7년이 이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