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몬스타엑스 기현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몬스타엑스 기현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앨범은 숙제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룹 몬스타엑스 기현은 솔로 컴백 전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아울러 동시에 나온 또 다른 말.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 있게 돌아왔어요. 자신감의 원천이요? 곡, 앨범의 퀄리티입니다."

기현은 지난 7일 미니 2집 '보더라인(BORDERLINE)'을 발매했다. 2022년 미니 1집 '유스(YOUTH)' 발매 이후 약 4년 만의 솔로 컴백이다. 기현은 "정확하게는 3년 9개월 만의 솔로 앨범이다. 그간 군대도 다녀왔다"면서 "좋은 노래로 돌아오게 돼 좋다"고 말했다.

'보더라인'은 청춘의 기억을 더듬기보다 정답 없는 길 위에서 스스로 방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음악으로 풀어낸 앨범이다. 타이틀곡 '쏘 굿(So Good)'을 포함해 '보더라인', '스틸린 에어(Stealin' Air)', '도미노(Domino)', '레이지 데이(Lazy Day)', '레잇 나잇 드라이브(Late Night Drive)', '하울링(Howling)'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총 7곡이 수록됐다.

기현은 "첫 솔로 싱글 '보이저(VOYAGER)'가 여행을 출발하는 앨범이었고, 두 번째 '유스'는 제 청춘이나 순수한 감정들을 모았던 앨범이었다. 이번 '보더라인'은 그 여행을 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타이틀곡 '쏘 굿'은 길이 너무 많지만 제 선택을 믿고 간다는 내용의 노래다. 지금의 저와도 되게 잘 맞는 곡"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확신에 찬 밝은 표정, 활기찬 말투가 인상적이었다. 단단한 자신감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기현은 "팬들에게 '스포일러'를 자주 하는 편인데, 앨범에 대해 자신 있다는 얘기는 잘 안 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조금 과하다 싶은 정도로 많이 했다. 앨범에 수록된 7곡이 다 좋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레이지 데이', '레이트 나잇 드라이브' 외에는 전부 타이틀곡 후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기현은 원래도 '음악에 진심'인 보컬리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역시나 팔을 걷어붙이고 깊게 관여했다. 그는 "수록된 곡 한 개도 빠짐없이 내 픽"이라면서 "곡을 수급하는데 시간을 길게 잡았다. 애초에 A&R 팀이랑 얘기할 때 어떤 분위기의 곡이 있으면 좋겠다고 세세하게 했는데도 쉽지 않더라. 그래서 오래 걸렸다. 결과적으로는 정말 다양하고 자신 있는 곡들이 모였고 녹음도 잘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룹 몬스타엑스 기현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몬스타엑스 기현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이틀곡 '쏘 굿'은 자신에게 끊임없이 정답을 강요하는 목소리들 속에서 결국 자신의 감각과 선택을 믿기로 결심하는 순간을 담은 곡이다. 흐릿해진 확신과 끝없는 질문들 사이에서 방황하지만, 정답 없는 길 위에서도 자신을 스스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유를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그간 시원하게 터지는 청량 록 사운드에 집중해 온 기현은 이번에 과감하게 음악적 변화를 줬다. 보컬을 터트리던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곡의 서사에 맞춰 후렴에서 섬세하게 고음을 소화하는 창법이 인상적이다.

기현은 이번 앨범이 "숙제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묻자 "세 번째 솔로 앨범이다 보니까 똑같은 걸로 나오면 피로감이 있겠다 싶었다. 기대감을 어떤 걸로 채워줄까 생각했다. 록 음악을 좋아해서 그간 신나는 사운드 안에서 지르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노래 부를 때도 신경을 많이 안 쓰고 불렀다. 이번에도 방방 뛰는 노래를 하기에는 비슷한 감이 있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쏘 굿'은 노래가 섬세하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한다. 노래가 높고, 힘들기도 해서 맘대로 불러서는 안 되는 노래다. 일부러 선택했다. 마음을 그렇게 먹기도 한 것"이라면서 "밀린 숙제를 하는 느낌으로 앨범에 내가 못 하는 알앤비도 많이 넣었다.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다'라는 마음가짐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현은 지난해 12월 몬스타엑스가 징글볼 투어를 돌던 당시에 '쏘 굿'을 처음 들었다고 했다. 그는 "미국 현지 매니저가 '이 곡 어때?'라면서 들려줬는데, 대기하면서 찰나의 순간에 들은 그 노래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더라"며 "계속 거슬리고, 날 끌어당기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냥 지르고 신나게 부르는 곡이 아닌데다가 난도가 있는 만큼, 감정선을 끝까지 어떻게 끌고 갈지에 포커스를 많이 맞췄다"고 덧붙였다.
그룹 몬스타엑스 기현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몬스타엑스 기현 /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제공
작업을 마치고 나니 밀린 숙제는 어느덧 솔로 기현의 성장 자양분이 되어 있었다. "호불호가 있을 순 있지만 제 마음에 드는 앨범이 됐어요. 어려운 거, 안 맞는 걸 내 것으로 흡수한 느낌이에요. 한고비 넘긴 느낌이기도 하죠. 제겐 참 의미 있는 앨범이 됐습니다."

기현은 손꼽히는 아이돌 메인보컬 중 한 명이다. 실력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전에 한 라디오에서 '아이돌 보컬 중 몇 위가 되는 거 같냐'는 질문이 나와서 '5위 정도 되지 않을까'라고 답변했었다. 지금도 그 정도 된다면 감사할 듯하다. 아이돌 보컬 5대 천왕에 들어간다면 정말 좋을 거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전 앨범들도 다 열심히 만들었는데요. '보더라인'은 1등에 가까울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요. 그만큼 자신 있게 팬과 대중들에게 내놓을 수 있는 앨범이에요. 앞으로 길이 기대되게 만든 앨범이죠. 가수라는 본연에 맞게 듣는 분들이 '얘 진짜 노래 잘하는 애구나'라는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