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섞은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지난 29일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배재고와 광주제일고의 경기에서 배재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구호를 섞은 응원가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고교야구대회 도중 배재고 학생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를 향해 부적절한 구호를 외친 사안과 관련해 서울 교육청이 조사를 예고한 데 이어 스포츠공정위원회에도 회부됐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30일 "청룡기 광주제일고와 배재고 경기 중 발생한 사안에 대해 7월 1일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한다"며 "현재 관련 경위와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하며 사실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관련 규정에 따라 공정하고 엄정한 절차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배재고 야구팀 선수들은 전날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진행된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로 개사해 반복적으로 불러 논란이 커졌다. 이 과정에서 한 학생은 "탱크데이"라고 외쳤다.

이에 광주제일고 야구팀 코치가 "적당히 하라"며 "스타벅스를 왜 가, 이 XX들아"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진행한 '탱크데이', '책상의 탁' 등의 문구를 활용한 마케팅으로 5·18을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배재고 야구팀 학생들의 이러한 발언은 상대 팀을 깎아내리려는 구호를 넘어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논란 이후 광주제일고 측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를 방문해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024년 1월 이사회를 열고 경기장 질서 문란 행위와 관련 과도한 응원을 추가했다.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 퇴장 조치하고 1~3경기 출전 정지 징계 처분을 부과할 수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배재고 야구부의 이번 지역 비하성 응원 논란을 과도한 응원으로만 바라볼지, 그 이상의 사회적 물의 사안으로 바라볼지 판단에 따라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배재고는 7월 2일 낮 12시 서울 신월야구장에서 순천효천고와 청룡기 2회차 경기를 펼친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결과에 따라 이 경기의 정상 진행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배재고 측은 경기 직후 학교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해당 사과문이 AI로 생성했다는 워터마크가 확인돼 진정성 의혹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더불어 학생들이 다 같이 구호를 외치고 율동까지 하는 모습이 포착됐음에도 '일부 학생'들로 사건을 축소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청 역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역사적 아픔을 희화화하거나 특정 지역을 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은 교육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학생 스포츠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광주제일고 야구부 선수단과 학부모, 동문, 광주시민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입장문에는 "고교 스포츠는 승패를 겨루는 경기이기 이전에 학생들이 존중과 책임, 페어플레이를 배우는 교육의 장"이라며 "학생 선수들의 경기장 내 언행은 상대 학교와 지역사회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