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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유산에서 하룻밤을… '맞춤형 럭셔리 서비스' 빛나는 카펠라 시드니
인천에서 시드니로 향하는 직항편은 대부분 저녁에 출발한다. 시드니에 도착하는 시각은 오전 6~7시. 일반적으로 호텔 체크인은 오후 3시부터 진행되기 때문에 시드니를 찾는 한국인 여행자들은 밤샘 비행의 피로를 풀 길이 없이 한참을 밖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렇게 리빙룸에 들어선 시각은 오전 7시. 머리가 희끗한 나비넥타이 차림의 신사 '루크'가 반가이 맞이했다. "긴 비행시간으로 피곤하지 않으냐"는 인사와 함께. 그야말로 손님 맞춤형 서비스였다. 호텔 예약 이후 투숙과 관련한 다양한 사항을 체크하는 메일을 받았는데, 항공편을 묻는 질문도 포함되어 있더니 이러한 맞춤형 응대를 위해서였나보다.
이내 루크가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내왔다. "한 잔에 환영의 마음을 가득 담았다"는 너스레와 함께. 시드니 근교에서 직접 채취한 계절 허브에 수박 시럽을 넣은 탄산수였다. 동시에 그의 시드니 여행 과외가 시작됐다. 당시는 시드니 최대 규모의 축제 '비비드 시드니'가 열리던 참이었다. 카펠라에서 제작한 도시 지도를 펼쳐놓고, 주요 프로그램이 열리는 장소,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곳, 트램을 타야 하는 곳을 보기 좋게 색색의 펜으로 표시해 주었다.
이러한 초개인화 서비스, 즉 '비스포크 럭셔리'야말로 카펠라가 전 세계 호텔 어워즈에서 최상단에 자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카펠라 시드니는 전 세계 호텔 순위를 가리는 '월드 베스트 호텔 50'에서 12위를 기록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리빙룸에서의 시간은 맞춤형 서비스의 일면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카펠라의 서비스는 체크인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던 셈이다.
외관이 고풍스러운 멋을 간직하고 있다면, 실내는 현대적인 예술로 가득하다. 중정 공간인 라운지 바 '아퍼처'는 높은 층고가 탁 트인 느낌을 준다. 이곳을 채운 암스테르담의 스튜디오 드리프트의 키네틱 조형물, 벵골고무나무 덕분에 실내에서도 공원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호주 사람들의 일면을 옮겨놓은 듯하다.
카펠라 시드니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바로 위치다. 호텔은 하버 브리지, 오페라 하우스를 비롯해 관광 스폿이 집중되어 있는 서큘러 키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버스와 지하철 정류장과도 가까워 시내 어디로 향하더라도 접근성이 뛰어나다. 초행길임에도 시드니 국제공항에서 호텔까지는 20분 만에 도착했다.
체크인 후 다시 리빙룸을 찾았다. '애프터눈 스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1910년대, 고된 노동 후 저녁 식사 전 빠르게 한 잔을 마셨던 이 지역의 '스윌(Swill)' 문화에서 따온 것으로 간단한 칵테일과 지역의 와인을 맛볼 수 있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혼자 여행할 때는 알기 어려운 로컬 문화와 사람들을 접할 수 있는 시간들이다. 카펠라 시드니에서의 짧은 투숙이 그저 휴식이 아닌 깊은 체험에 가까운 이유다.
김은아 한경매거진 기자 una.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