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업계 1·2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입점 점주 등에 대한 갑질 등의 혐의로 수천억원대 과징금을 낼 위기에 처했다. 이들 업체는 제재를 면하고자 자진 시정 및 상생 방안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이츠 운영사인 쿠팡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사건 등과 관련한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하기로 전원회의에서 의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제시한 시정안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우아한형제들과 쿠팡은 입점 점주에게 음식 가격과 최소 주문금액 등 조건을 다른 배달앱과 동등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요구하는 이른바 ‘최혜 대우’ 제도를 과거 운영했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 전 과정을 관리하는 ‘배민배달’을 택한 업체의 노출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점주들에 배민배달 이용을 강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배민배달은 점주가 자체적으로 배달을 하는 ‘가게배달’ 대비 배달의민족 측이 가져가는 수익이 크다. 배달의민족은 가게배달보다 배민배달이 더 빠른 것처럼 광고한 혐의도 받는다. 쿠팡은 자사 멤버십(와우멤버십) 이용자에게 쿠팡이츠를 끼워팔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3개 혐의와 관련해 모두 동의의결을 신청했다. 최혜 대우 제도를 폐기하고 가게배달의 품질을 높이는 등 자진 시정안을 내놨다. 가게배달 점주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총 3000억원 규모 상생안을 제시했다. 쿠팡도 최혜 대우 폐기와 함께 입점 점주에게 600억원을 지원하는 상생안을 마련했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제시한 내용이 동의의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배달앱 시장이 두 업체가 과점하는 체제로 바뀌는 등 위반 행위로 경쟁 제한 효과가 컸다는 이유에서다.

공정위는 조만간 본안 심의를 통해 두 업체에 대한 제재 수위를 결정한다. 과징금은 관련 매출의 6% 범위에서 부과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에는 최대 5100억원, 쿠팡에는 2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대규모 과징금 처분이 내려지면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제재 수위에 따라 기업가치가 낮아지면서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추진 중인 매각 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쿠팡은 쿠팡이츠를 분리하라는 시정명령이 내려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형주/박종관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