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70세 이상 노인의 버스 무임승차를 지원하는 조례안을 상임위원회에서 가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6·3 지방선거 때 내건 공약인 만큼 조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도입을 위한 행정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교통위원회는 전날 이병윤 의원(국민의힘)이 발의한 ‘서울시 어르신 교통비 지원 조례안’을 가결했다. 현행 노인복지법은 노인의 무료 이용 수송 시설을 지하철로 한정한다. 이 때문에 지하철역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노인은 상대적으로 혜택을 보지 못해 거주 지역에 따라 교통 복지에 차별이 생긴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 조례안은 서울시에 주민등록이 된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시장이 정한 기준에 부합하는 주민에게 시가 예산 범위에서 교통비의 일부 혹은 전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원 대상 버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이 정한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로 한정한다. 고속버스와 시외버스는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서울시장이 매년 어르신 교통비 지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조례안이 상임위를 통과했다고 해서 당장 고령층의 무임승차가 전면 시행되는 것은 아니다. 조례안이 통과되더라도 예산을 편성해야 하고 제도 논의도 거쳐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진행 단계는 아니고, 제도를 검토하는 수준”이라며 “시장 공약 사항인 만큼 시의회 본회의 통과 시 신속하게 후속 절차 마련에 들어갈 것 같다”고 했다.

고령층 버스 무임승차는 오 시장이 지방선거 때 내건 공약이기도 하다. 그는 기후동행카드와 ‘K패스’를 통합하면서 생기는 국고보조금 여유분으로 관련 예산을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구시와 경상북도 등 다른 일부 지역은 이미 버스에 고령층 무임승차를 적용하고 있다.

가장 큰 과제는 막대한 예산 확보다. 시의회 사무처 추산에 따르면 70세 이상 주민에게 버스 무임 교통카드를 발급할 경우 5년 동안 예산 5788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도입 첫해인 내년에 1047억원이 필요하고, 인구 고령화로 70세 이상 인구가 매년 5%가량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2031년에는 연간 1275억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