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첫날 개인투자자들이 전산 마비로 단 한 주도 사지 못하고 발을 구를 때 시초가로 56%의 수익률을 올린 상장지수펀드(ETF)가 등장했다.

설명서 한줄 고쳐 대박난 스페이스X 2배 레버리지
15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사 디파이언스의 스페이스X 2배 레버리지 ETF인 ‘SPCL’은 전 거래일보다 21.97% 오른 62.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당일인 12일 공모가 대비 56.56% 폭등하며 51.26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SPCL은 빠르게 주가가 치솟아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수석 ETF 애널리스트는 “개장 후 약 2시간 만에 100만 주(약 5000만달러)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다”며 “평소 거래량의 100배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SPCL에 이 같은 뭉칫돈이 유입된 이유는 상장일 당시 유일하게 스페이스X에 투자할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레버리지 파생상품이 스페이스X의 상장 초기 가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해 디렉시온, 프로셰어즈 등 대형 자산운용사의 ETF 출시일을 상장 다음 거래일인 15일로 일괄 연기했다.

하지만 디파이언스는 SEC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 4월 상장한 우주 테마 액티브 펀드를 활용했다. 스페이스X 상장 이틀 전인 지난 10일 투자설명서를 고쳐 ‘중대한 우주 이벤트 발생 시 단일 기업에 포트폴리오를 집중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상장 당일인 12일 개장과 동시에 펀드 성격을 스페이스X 단일 종목 연계 상품으로 바꾸고, 시장에서 공모가 물량을 선점했다.

당일 나스닥시장 상황도 영향을 줬다. 주문 폭주로 전산 장애가 발생해 일반 투자자는 스페이스X 주식을 살 수 없었고, 대안을 찾던 투자 자금이 유일한 창구였던 SPCL로 쏟아져 들어왔다.

SEC의 상장 연기 규제가 풀린 15일 미국 증시에는 그래닛셰어즈, 트레이더, 렉스셰어즈 등 6개 운용사가 내놓은 스페이스X 관련 레버리지 및 인버스 ETF 10종이 일제히 쏟아졌다. 디파이언스도 당초 기획한 신규 2배 레버리지 ETF(SPCU)를 이날 추가로 상장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