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기 진단에서 4개월 만에 ‘경기 하방위험’ 표현이 사라졌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인 수출에 힘입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 중반으로 상향 조정되고 소비심리가 회복된 점을 반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12일 ‘6월 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호조, 소비·기업심리 개선 등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동 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지난 3월 이후 석 달 연속 언급한 경기 하방위험이라는 표현이 4개월 만에 빠졌다.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신호가 뚜렷해졌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6.9포인트 상승한 106.1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을 넘어섰다. 같은 달 백화점 카드 승인액도 17.1% 증가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은 것도 정부의 경기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민생 경제 분야에서는 기존 ‘물가 상승’에 더해 ‘고용 둔화’라는 진단이 새롭게 추가됐다. 고용 둔화 표현이 들어간 것은 비상계엄 충격이 이어진 작년 1월 후 처음이다. 물가·고용 등 지표에 중동 전쟁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올라 2024년 3월 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고용시장도 얼어붙었다. 5월 취업자는 2916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 명 감소했다. 취업자가 줄어든 것은 2024년 12월 후 1년5개월 만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동 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추가경정예산 신속 집행, 주요 품목 공급 관리 등 민생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