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격차가 부동산 격차로…강북 버스전용차로 늘려야"
'도시혁신의 정치학' 펴낸 임삼진 녹색도시연구원장
한양대 교수·靑비서관 등 역임
2004년 대중교통 환승할인 기여
"GTX보다 버스 개혁이 더 시급
접근성 늘려 지역 양극화 해소"
한양대 교수·靑비서관 등 역임
2004년 대중교통 환승할인 기여
"GTX보다 버스 개혁이 더 시급
접근성 늘려 지역 양극화 해소"
신간 <도시혁신의 정치학>을 출간한 임삼진 녹색도시연구원장(사진)은 9일 인터뷰에서 “서울은 그동안 철도 인프라 확충에 집중해왔지만 오히려 강남북 간 교통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남북 교통 불균형 심화”
30여 년간 학계와 정책, 행정을 두루 경험한 임 원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도시·교통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교통행정학 석사를 거쳐 서울대 도시계획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한양대 교통공학과 연구교수 시절인 2004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서울 대중교통 환승할인 체계 도입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을 지냈으며 한국철도협회 상임부회장, 한국환경조사평가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임 원장은 올해 초 버스 파업을 통해 서울 교통의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남 3구처럼 지하철·GTX·간선 교통망이 촘촘한 지역은 대체 교통수단이 많아 시민 불편이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그렇지 못한 도봉·광진·성북구 등 강북 일부 지역에서는 파업이 발생하자 사실상 이동이 마비됐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대안으로 ‘빠른 대중교통 접근성(ART·Access to Rapid Transit)’ 개념을 제안했다. 시민이 집에서 800m 이내 거리에서 지하철이나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교통 형평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실제 서울 도심에 속하는 종로구에서도 시가화 지역의 44.9%가 ART가 낮은 교통 소외지역으로 분류됐다.
이 같은 교통 접근성 격차로 인해 기업과 자본, 노동력이 특정 지역으로 몰리고 주거·일자리·생활수준 격차로 이어진다는 게 임 원장의 평가다. 그는 “미국 뉴욕·영국 런던처럼 ART를 활용해 교통 소외지역을 분석한 뒤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노선을 대폭 확충하는 등 대중교통 체계를 재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 참여 유도하는 재활용 추진”
교통뿐 아니라 환경 정책 역시 형평성과 시민 삶의 질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그는 “서울시는 소각장 입지 갈등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폐기물 자체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며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을 갖췄다고 하지만 국내 플라스틱의 ‘실질 재활용률’은 고작 16%대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전했다.대표 벤치마킹 사례로는 브라질 쿠리치바를 들었다. 쿠리치바는 단순한 분리수거를 넘어 시민 참여와 사회 복지를 결합한 ‘녹색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저소득층 시민이 플라스틱·유리·종이 등을 모아오면 버스 토큰이나 농산물 등으로 교환해주는 방식이다.
시는 직접 선별장을 운영하며 사회적 약자를 고용해 재활용품을 세밀하게 분류하고 있다. 임 원장은 “시민이 자신의 작은 행동이 도시와 환경을 바꾼다는 점을 체감하도록 한 것”이라며 “시민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재사용·재활용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최진영 기자 real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