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수 서초구청장이 재건축 관련 서류를 결재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전성수 서초구청장이 재건축 관련 서류를 결재하고 있다. 서초구 제공
6·3 지방선거로 선출된 서울시 현역 구청장들이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재개발·재건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부동산 공급 대책이 후보자들의 당락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요소가 됐다.

9일 서울시와 각 자치구에 따르면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당선 이후 1호 결재로 ‘찾아가는 재건축 신속 지원단’ 운영 계획을 승인했다. 부서별로 흩어져 있는 재건축 인허가, 지원 업무를 구청장 직속으로 모았다. 지역 79개 재건축 사업장 중 갈등이 생긴 곳을 구청장이 찾아가 조합·시공사와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전 구청장은 “매일 금융비용이 나가는 재건축은 단 하루도 지체할 수 없다”며 “신속을 넘어 쾌속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성북구도 마찬가지다. 이승로 구청장은 구에서 진행 중인 138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와 협력해 지방자치단체 권한을 확대하고, 불필요한 절차를 줄여 사업 속도는 높이면서 주민 권익은 더 두텁게 보호하는 새로운 도시정비 모델을 만들겠다”고 했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구역 지정부터 입주까지 전 과정을 구청이 관리하는 지원책과 함께 직속 ‘정비사업 통합민원담당관’을 신설하기로 했고, 김길성 중구청장은 ‘중구 균형발전기금’으로 초대형 구립도서관과 공영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진교훈 강서구청장도 고도 제한 완화와 방화차량기지 및 건설폐기물 처리장 이전으로 재개발·재건축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구청장들의 행보는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부동산 표심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 열세를 딛고 막판 역전승을 거둔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공급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닥치고 공급’ 공약이었다.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인 ‘강남3구’뿐 아니라 용산·양천·영등포·동작구 등 한강을 낀 자치구가 일제히 오 시장에게 더 많은 표를 준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이들 지역은 모두 재건축·재개발 기대가 크고 집값에 민감한 곳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