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 동탄신도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배후 주거지로 주목받으며 지난주(1일 기준) 아파트값이 0.6%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지나는 동탄역 인근 아파트 단지 전경.  구은서 기자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배후 주거지로 주목받으며 지난주(1일 기준) 아파트값이 0.6%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지나는 동탄역 인근 아파트 단지 전경. 구은서 기자
“지금 동탄은 집을 사고 싶다고 살 수 있는 시장이 아닙니다. 매수 문의가 쏠리니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고 있어요.”(경기 화성 동탄 C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

지난 5일 찾은 동탄신도시. 오후 5시30분께 동탄역과 인근 아파트 사이로 색색의 버스가 다니며 사람들을 내려주고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통근버스다. 이른바 ‘반도체 밸리’의 집값 열기 확산으로 경기 남부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사업장에 따라 15분 내 통근이 가능한 동탄신도시가 신고가 행진으로 들썩이고 있다.

◇전용 84㎡ 20억원 대열 합류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1일 기준) 동탄구 아파트값은 0.6% 올라 전국에서 상승세가 가장 가팔랐다. 행정구역 개편으로 동탄구만 따로 아파트값을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상승률은 5.1%다. 경기 안양 동안(6.1%), 광명(5.8%), 용인 수지(5.5%), 전남 무안(5.5%), 경기 구리(5.4%)에 이어 전국 여섯 번째다.
"삼성전자 성과급 믿고 샀어요"…동탄 국평 20억 뚫었다
지난달엔 경기에서 네 번째로 ‘전용면적 84㎡ 20억원’ 대열에 합류했다. 과천(2020년), 성남 분당(2021년)과 수정(2026년) 다음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을 타고 서울 수서역까지 20분이면 갈 수 있는 동탄역과 지하로 연결된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가 신고가인 2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이 2월 18억8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석 달 만에 2억원 올랐다.

포스코이앤씨가 지은 ‘동탄역 시범 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4월 최고가인 1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매물 최저가는 19억9000만원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동탄역 일대 호가가 한 달 새 3억~4억원 뛰었다”고 했다.

동탄 아파트 매물은 3666개(아실 기준)로 한 달 새 30.9%(1636개) 줄었다.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데다 거래가 최근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동탄 아파트 매매는 1179건으로 용인 기흥(662건), 수원 영통(610건), 용인 수지(528건) 등의 약 두 배였다. 작년 5월(503건)보다 134.4% 늘었다.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 유의해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타결 소식이 경기 남부 부동산시장에 기폭제가 되고 있다. 동탄은 삼성전자 평택·기흥·화성캠퍼스와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과 두루 가깝다. 올 하반기에는 GTX-A노선이 전 구간 연결(서울 삼성역 무정차 통과)된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사업 성과(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하는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했다. 올해 300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면 1인당 6억원의 성과급(전액 자사주)이 예상된다. 연 1.5% 저금리로 최대 5억원의 주택 구입 자금도 빌려준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인당 6억~7억원의 성과급(현금)을 지급할 전망이다. D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아직 성과급이 손에 안 들어왔어도 대출을 금방 갚을 수 있으니까 미리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며 “잔금 일정은 내년 초께로 조율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동탄이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과 ‘반세권’(반도체+역세권)으로 주목받으면서 갭투자(전세 낀 매매) 문의가 연초보다 세 배가량 늘었다”고 했다.

반도체 벨트로 꼽히는 용인 수지(8.4%), 성남 분당(6.2%), 용인 기흥(5.5%), 수원 영통(5.0%)도 올해 아파트값이 크게 뛰었다. 주택 공급이 많아 약세이던 평택도 2년3개월 동안 이어진 하락세가 최근 멈췄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반도체 통근권으로 꼽히는 경기 남부와 서울 일부에서 상승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추가 규제지역 지정 가능성은 변수다. 비규제지역인 동탄은 토지거래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세를 끼고 매매가 가능하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으면 실거주 의무도 없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된다면 가격 조정 및 거래 정체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정책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