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취임 1년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년의 소회와 2년 차 임기 국정 목표를 밝혔다. ‘대체불가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 아래 165분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은 국정에 대한 자신감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변화에 가장 능동적인 혁신적 실용 정부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은 임기 2년 차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2년 차 국정 목표는 ‘초격차 산업 강국’ ‘글로벌 외교·안보 강국’ ‘규범과 규칙이 지켜지는 정상 사회’ ‘국민의 목숨을 살리는 정부’ 등 네 가지다. 이 중 가장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건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나아가겠다”는 대목이다. 우리 경제가 반도체 호황으로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성과를 누리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반도체 피크아웃’론이 고개를 들며 관련 주식이 폭락한 데서 보듯 언제까지 특수가 계속될 수는 없다. 반도체가 쉬어갈 때도 우리 경제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미래 성장동력을 계속 발굴하고 키워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초격차 산업 강국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다. 아무리 정부가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해도 낡은 규제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노조의 투쟁가만 들리는 나라에서 초격차 산업이 탄생하기는 어렵다. 지난 1년간 이 대통령의 친기업 메시지는 많았지만, 당정 모두 기업보다 노동계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인 게 사실이다. 실제로 친노동 정책이 줄줄이 쏟아졌다. 구조 개혁의 골든타임인 집권 2년 차에는 가장 난제인 노동 개혁부터 풀어나가야 한다. 기업하기 어렵게 만든 대표적 입법인 노란봉투법 등의 보완도 필요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우리 국민이 저에게 또는 이 정권에 주는 경고”라고 자성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정책 등 국정 기조를 바꿀 생각은 없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주어진 권한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더 빠르게 하겠다고 했다.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살피고 성찰하는 시간은 필요하다. 국정의 성패를 좌우하는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