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공항서 시진핑 영접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이설주와 함께 공항에 나와 시 주석을 맞이하며 박수치고 있다.  CCTV 캡처
< 김정은, 공항서 시진핑 영접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북한 평양에 도착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이설주와 함께 공항에 나와 시 주석을 맞이하며 박수치고 있다. CCTV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북한 평양에 도착해 1박2일 국빈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이날 북한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면서 반미·반일 메시지를 담은 기고문을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에 실었다. 북·중 관계가 기존 경제 협력을 넘어 군사 분야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고문에 반미 연대 강조

2019년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2019년 평양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시 주석이 전용기편으로 베이징을 출발해 낮 12시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6월 이후 7년 만이다. 이번 일정에는 시 주석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비서실장 격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외교라인 수장인 왕이 외교부장 겸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등이 동행했다.

이날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식 환영 행사에 참석한 뒤 정상회담을 했다. 방북 이틀째인 9일에는 북·중 우호의 상징으로 꼽히는 평양 조중우의탑을 참배한 뒤 김정은과 오찬을 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시 주석은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반패권(반미) 연대와 북·중 전략협력을 강조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이전 방북 때인 2019년 기고문에서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과 대화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이번에는 ‘국가주권’ ‘안전’ ‘전략적 협조’ ‘국제질서’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국제적 공평과 전후 국제질서 수호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7년 전 기고문에는 없던 ‘세계의 다극화’ ‘패권주의 반대’ ‘군국주의 부활’ 등의 표현을 사용해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겨냥했다.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맞서자는 메시지와 최근 일본의 방위력 강화 움직임을 함께 비판한 셈이다.
7년 만에 평양 찾은 시진핑…"北과 군대 교류 강화하겠다"
시 주석이 북한과의 군대 교류를 언급한 점도 주목된다. 그는 다음달 11일 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 체결 65주년을 거론하며 “당과 정부, 군대 사이에 여러 부문과 여러 급에서 의사소통과 교류, 왕래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 조약은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다른 한쪽이 군사적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미·중 관계를 의식해 북한과의 군사협력보다는 당·정 교류를 내세웠다. 시 주석이 공개 기고문에서 군대 간 교류를 언급한 것은 양국 군사협력이 공식 의제로 부상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비핵화 빼고 경제 협력 확대

경제 분야 협력도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시 주석은 기고문에서 중국의 제15차 5개년 계획과 북한의 제9차 당대회를 언급하며 “두 나라의 발전 전략을 결합하고 각 분야의 협조 잠재력을 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와 군사·경제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가운데 중국도 대북 영향력을 다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두 나라의 발전전략을 결합한다는 표현은 중국 외교에서 단순한 교역 확대를 넘어 두 나라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높이겠다는 의향을 시사한다”며 “에너지 광물 분야 협력 등을 넘어 위안화 결제 확대 등 새로운 경제 협력이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기고문에서 시 주석은 남북관계와 비핵화, 한반도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사회주의 길을 따라 나아가는 데 대해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력 고도화와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현 노선을 우회적으로 용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앞으로 중국이 비핵화보다 ‘핵을 가진 북한’을 대미 견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다빈 기자/베이징=김은정 특파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