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美 ADR 연내 상장 추진

카오모빌리티가 미국 증시에서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추진한다. 연내 상장 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ADR 발행을 계기로 미국에 진출해 현지 자율주행 택시 시장에 뛰어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회수 압박 큰 TPG그룹

14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ADR 상장을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UBS,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미국 증시 기준에 맞춰 현지 투자자에게 재무 실적을 안내하기 위해 딜로이트안진 주도로 카카오모빌리티 재감사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복 상장 금지로 자금 회수 길이 막힌 카카오모빌리티 주요 주주가 미국에서 ADR 상장을 추진 중”이라며 “상장에 성공하면 글로벌 사모펀드(PEF) TPG 컨소시엄을 비롯해 칼라일, LG, 구글 등 다른 투자자들도 일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건 29%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인 TPG그룹 컨소시엄이다. 최대주주는 아니지만 카카오와의 주주 간 계약(SHA)에 따라 회사의 상장부터 비용 집행, 투자까지 경영 전반에 관여할 권리를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카카오모빌리티에 6400억원을 쏟아붓고 올해 투자 9년 차에 접어들어 회수가 다급한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 美 ADR 연내 상장 추진
TPG컨소시엄은 2017년 카카오모빌리티 설립과 동시에 한국투자증권, 오릭스PE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5000억원을 베팅했다. 출범 첫해 매출 162억원에 영업손실 105억원을 기록한 적자 스타트업에 매출 대비 약 100배의 밸류에이션을 매긴 파격적인 투자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출범 이듬해인 2018년 매출 536억원에서 2020년 1946억원으로 3년 만에 12배 성장했다. 2021년 글로벌 PEF인 칼라일(2200억원)과 구글(565억원)이 잇달아 투자에 합류했다. TPG컨소시엄도 14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이후 LG(1000억원)와 GS그룹(950억원) 등 대기업 투자도 이어졌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1조10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2021년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주관사 선정까지 마치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본격 추진했다. 한때 기업가치가 2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카카오그룹 전반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 잇단 악재로 상장 일정은 계속 미뤄졌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통매각도, 국내 상장도 어렵다 보니 미국 상장밖에 길이 없었다”며 “TPG는 지분 매각과 ADR 상장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계속 검토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TPG는 ADR을 상장하지 않고 장외시장에서만 거래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서 자율주행 택시 도전하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미국 자율주행 택시 시장에 뛰어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는 관련 규제가 많아 자율주행 택시 시장이 열리지 않고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서울 강남 일대에서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T와 카카오내비를 통해 쌓은 방대한 이동 데이터는 매력적인 자산”이라며 “ADR 상장을 계기로 미국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미국 자율주행 택시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를 맞았다. 구글의 웨이모와 테슬라의 사이버캡 등 제조업체 외에 우버, 리프트 등 현지 플랫폼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시장 규모는 올해 12억7000만달러에서 963억1000만달러로 연평균 71.9%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대규/최다은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