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사업 막히자…'해결사' 모셔오는 조합
전문조합관리인 도입 증가
북아현, 전문관리인 도입 논의
조합 파행 때 지자체가 선임
공급 속도 효과…제도 확대 추진
연희1·만리재2에서 관리인 성과
조합원의 '외부인 반대'는 과제
북아현, 전문관리인 도입 논의
조합 파행 때 지자체가 선임
공급 속도 효과…제도 확대 추진
연희1·만리재2에서 관리인 성과
조합원의 '외부인 반대'는 과제
◇연희1구역, 전문가 영입해 분양 성공
전문조합관리인은 변호사 회계사 법무사 건축사 등 정비사업 관련 자격과 경험을 갖춘 외부 전문가가 조합장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제도다. 조합 임원이 6개월 이상 공석이거나, 조합원이 총회에서 도입을 의결하면 관할 지자체장이 공개 모집을 거쳐 선정한다.
정부는 임원 공석 요건을 6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제도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지자체도 주민 갈등을 예방하고 주택 공급에 속도를 낼 수 있어 전문조합관리인 도입에 긍정적이다.
◇소송 불사하는 주민 반대는 숙제
서울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전문조합관리인은 사업 정상화의 ‘구원투수’로 통한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는 서대문구 연희1구역을 들 수 있다. 이곳은 2004년 사업을 시작했지만, 18년간 추진이 더뎌 극심한 내부 분란을 겪었다. 2023년 전문조합관리인제를 도입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문가가 나서서 소송과 이주 절차를 마무리 짓고, 시공사와의 협상도 이끌어냈다. 사업 재개로 지난해 착공과 분양에 들어갈 수 있었다.중구 만리재2구역도 전문가 투입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2018년 1341가구 규모 재개발을 마치고 입주까지 한 상태에서 조합 내부 갈등으로 사업을 마무리 짓지 못했던 곳이다. 잇단 조합장 교체와 집행부 기능 마비로 4년이 넘도록 이전고시를 마치지 못했다. 구청이 파견한 전문조합관리인이 갈등을 중재해 2021년 분양 계약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할 수 있었다.
외부인인 전문조합관리인을 반기지 않는 조합원이 적지 않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이해관계가 없는 외부인이 주민 의사를 모두 반영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성북구 보문제2구역은 구청을 통해 전문관리인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주민이 자격을 문제 삼으며 오히려 갈등이 커졌다. 중구의 한 정비사업조합은 구청이 전문조합관리인을 선임하자 총회를 열어 아예 해산을 결정하고 사업을 포기했다.
전문가들은 전문조합관리인이 조합 비리를 차단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지자체의 투명한 자격 검증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선임 과정에서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주민도 안심하고 정비사업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